[김도년의 썸타는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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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개통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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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재무제표에 자산으로 기록하려면, 화폐로 가치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사고팔 수 있는 상장주식이나 부동산처럼 시장거래 가격이 있다면 이를 기준으로 하면 된다. 그러나 별다른 시장가격을 구하기 어려운 자산들은 취득원가로 기록하거나, 회계법인 등 별도 전문기관에 의뢰해 공정가치(시장가격)를 평가받아야 한다. 경부고속도로는 시장에서 사고팔 수 없는 자산이기 때문에 정부가 밝힌 이 도로의 가치 12조1000억원은 한국도로공사 등이 전문기관에 의뢰해 평가받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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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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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땅값 올라 경부고속도로 가치 1년 새 1조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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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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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도로 가치 측정 방식, 싱크홀 등 마모 상태 확인 못 해
국민 입장에선 땅값이 올라 고속도로의 재산 가치가 올랐다는 정보가 중요한 게 아니다. 싱크홀 등 도로 파손이 심할 땐 가치가 떨어지고(유형자산 손상 차손), 예산을 들여 새것처럼 만들었을 땐(자본적 지출) 가치가 오르는 방식으로 자산의 상태를 회계 정보를 통해 정확히 볼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은 도로의 상태와 무관한 정보라는 이유로 도로 주변 땅값을 자산 가치 측정에 반영하지 않는다.
통상 건물이나 선박 등 유형자산은 이용할 수 있는 수명(내용연수)에 따라 감가상각한다. 50년 동안 활용할 수 있는 건물의 가격이 50억원이라면, 매년 1억원씩 비용으로 털어내는 것이 감가상각법이다. 만약 이 건물의 가치가 20억원으로 기록돼 있다면, 재무제표 이용자들은 앞으로 20년 동안은 건물을 더 쓸 수 있다고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고속도로는 이런 일반 건축물처럼 감가상각하지 않는다. 그럴 만한 이유도 있다. 도로는 일부 파손 구간을 복구하기만 하면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김선길 기재부 회계결산과장은 "도로 자산은 수명에 따라 감가상각하지 않는 대신 '현재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수선유지비 지출 내역을 도로 가치에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도로 상태, 상태 측정 기준 등 모두 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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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모두가 할 말을 잃어버린 하루였다. 성수대교가 힘없이 내려앉은 이날 출근길 시민과 등교길 학생들의 생명을 앗아가버린 사고 현장의 강물에 떨어진 상판주위에서 구조대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중앙일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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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성수대교 참사 막으려면, 정확한 SOC 상태 측정 공시해야"
한국은 1994년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성수대교 붕괴 사고를 경험했다. 사회기반시설 마모 상태를 회계로 측정해 관리하면, 이런 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회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고속도로뿐만 아니라 다른 국유재산도 정확한 상태와 적정한 수선유지 예산이 국민에게 보고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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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년의 썸타는 경제
액수ㆍ합계를 뜻하는 썸(SUM)에서 따온 ‘썸타는 경제’는 회계ㆍ통계 분석을 통해 한국 경제를 파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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