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가 이날 공개한 448쪽 분량의 보고서 편집본에 따르면, 샌더스 대변인은 특검과의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5월 제임스 코미 당시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했을 때 기자들에게 허위 브리핑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코미 전 국장의 경질은 뮬러 특검이 제기한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 중 핵심 사안이다.
2017년 5월 10일 세라 샌더스 당시 미국 백악관 부대변인이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샌더스 부대변인은 이날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2017년 5월 9일 해임된 배경과 관련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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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라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을 경질한 다음 날인 2017년 5월 10일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차관의 권고에 따라 코미 전 국장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특검이 밝혀낸 사실은 샌더스 대변인의 설명과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을 해임한 이유는 단 하나, 자신이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혀달라는 요청을 그가 거절했기 때문이었다.
특검은 보고서 2권 77쪽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을 해임한 직후 법무부의 권고에 따라 그를 해임했다는 보도자료를 받아적게 했다고 명시했다. 특검은 "그러나 대통령은 법무부의 권고가 있기 전 코미를 해임하기로 결정했다"며 "애초에 허위 명분에 의존했다는 것은 대통령이 실제 해임 사유를 제시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었다는 추론을 뒷받침할 수 있다. 다만 확보된 증거로는 그 우려가 개인적, 정치적 혹은 양쪽 다에 대한 것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특검은 샌더스 대변인을 비롯한 백악관 관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기 위해 이 같은 거짓말을 되풀이했다는 증거도 확보했다. 샌더스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한 ‘셀 수 없이 많은 FBI 요원들이 코미 전 국장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는 발언이 한 예다. 특검에 따르면, 샌더스 대변인은 특검와의 조사에서 자신의 발언은 ‘말 실수’였다며 "‘순간의 분위기에 휩쓸려’ 나온 것이고 그에 대한 근거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또 특검에 언론 브리핑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미리 대화를 나눴고, 당시 대통령이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 칭찬했다고 털어놨다.
2019년 4월 18일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 보고서 편집본.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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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은 특검의 보고서가 공개된 직후 샌더스 대변인의 거짓말이 뒤늦게 드러났다며 일제히 들고 일어났다. 백악관 출입 기자들은 각자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그가 해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한 프릿 바바라 전 뉴욕남부지검 검사장은 트위터를 통해 "샌더스 대변인은 곧바로 대변인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그는 애초에 대변인직을 맡아서도 안 됐다. 그 어떤 방송도 그를 출연시켜선 안 된다. 만약 그가 방송에 출연한다면 그는 자신이 한 거짓말들과 ‘말 실수였다'’ 발언에 대해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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