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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문재인 대통령 “중앙아시아 비핵화 선례는 한반도 비핵화에 교훈”...한국 대통령 첫 우즈벡 의회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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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현지시간) 타슈켄트 시내 하원 본회의장에서 우즈베키스탄 상·하원 의원과 주요 언론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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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중앙아시아 비핵화 선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이루고자 하는 우리 정부에게도 교훈과 영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니그마틸라 율다셰프 상원의장, 누르딘존 이스마일로프 하원의장 등 우즈베키스탄 상하원 의원 220명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우즈베키스탄은 1993년 유엔총회에서 중앙아시아 비핵지대 창설 방안을 제안했고, 주변 국가들과의 끊임없는 대화와 노력으로 마침내 2009년 중앙아시아 비핵지대 조약이 발효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 의회에서 연설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간 오랜 역사적 관계를 환기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나는 우즈베키스탄으로 오는 길에 1400년 전, 어느 날을 상상했다. 한국의 고대국가 사신들이 사마르칸트에 도착한 날”이라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이미 고대국가 시기부터 사신들이 오고 간 친구 국가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나의 상상은 한국의 서울에서 철도를 통해 유라시아 대륙을 지나 멋진 타슈켄트 기차역에 내리는 꿈으로 이어졌다”면서 “양국의 고대국가들이 실크로드를 통해 교류했던 것처럼 21세기 ‘철의 실크로드’, 철도를 통해 양국이 이어져 상생 번영하는 꿈을 꾸었다”고 했다.

이어 “한국인은 이곳에서 중앙아시아의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과 함께할 수 있을 것이며, 이중내륙국인 우즈베키스탄 국민들은 지구에서 가장 넓은 바다 태평양을 만나고, 고려인들의 고향 한국과 미래를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철도를 통해 양국이 만나는 일은 중앙아시아와 태평양이 만나는 새로운 번영의 꿈“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한국의 오랜 친구 나라인 우즈베키스탄과의 교류가 21세기의 혁신으로 이어져 양국의 공동 번영을 이룰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이날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양국 간 경제협력 성과와 향후 계획 등을 열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세기 초 양국이 맺은 특별한 역사적 인연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에게 특별히 고마운 나라”라며 “1937년 극동지역의 많은 고려인들이 우즈베키스탄으로 이주 당했을 때, 우즈베키스탄 국민들은 갑작스런 이주로 정착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고려인들을 따뜻하게 품어 주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현지시간) 타슈켄트 시내 하원 본회의장에서 우즈베키스탄 상·하원 의원과 주요 언론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연설을 한 뒤 참석의원 등의 박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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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양국 간 문화적 동질성을 언급하며 “양국이 비슷한 전통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고 했다.

예컨대 “우즈베키스탄의 봄을 맞는 가장 큰 명절 ‘나브루즈(Navruz)’와 한국이 새해를 맞는 가장 큰 명절 설날은 비슷한 점이 많다”며 “집안을 정돈하고, 음식을 장만하며, 새 옷을 입고 친척집을 방문하고,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인사를 드리며 덕담을 듣는다”고 했다.

이어 “매년 타슈켄트에서 고려인들이 개최하는 ‘설날’ 행사는 우즈베키스탄 국민이 함께 한국의 음식을 먹으며 양국의 문화를 즐기는 자리가 되었다”면서 “한국에서도 우즈베키스탄인이 정착한 곳곳에서 ‘나브루즈’를 함께 축하하며, 새로운 봄을 맞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이 한반도 평화를 적극 지원해준 데 대해 특별히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아몬드를 보호해 주는 것은 껍질이고, 사람을 보호해 주는 것은 친구다’라는 속담처럼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의 형제로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었다”며 “2000년 초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업에 총 7차례에 걸쳐 인력을 파견했고, 2017년 11월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 ‘유엔총회 올림픽 휴전 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 주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 12월, 한반도 남북의 철도는 국제사회로부터 지지와 축하를 받으며 연결 착공식을 가졌다”며 “우리는 반드시 대륙을 통해 만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의 발전이 한국의 발전”이라며 “양국의 교류는 혁신과 번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정제혁 기자 jh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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