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6 (수)

타이베이선 고층건물마다 `투신예방 간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당신의 생명은 소중합니다 2부 ③ ◆

대만 타이베이시 자살예방당국은 고층 건물 안전 관리에 특히 주의를 기울인다. 고층 건물이 밀집한 타이베이에선 2017년 기준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죽음에 이르거나 상해를 입은 사람이 131명으로, 당국에 통보된 전체 자살자·자해자 수 1903명 가운데 7.5%를 차지한다. 투신은 타이베이시 3대 자살 사망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타이베이시는 이 131명이라는 숫자를 뼈아프게 받아들인다. 독성물질을 흡입하거나 날카로운 물건을 사용하는 등 다른 방법으로 시도된 자살·자해와 달리 고층 건물에서 투신한 것은 당국이 더 관심을 기울였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불상사였다는 경각심 때문이다. 타이베이 자살예방센터가 사회국, 교육국, 노동국 등 시정부 산하 12개 부처 가운데 건축관리처와 협업을 강조하는 배경이다.

자살예방당국은 통계 자료와 소방국의 안전점검 자료 등을 통해 도시 내 고층 건물 가운데 투신 자살 시도 위험성이 높은 곳을 추리고 해당 건축물들에 대해선 따로 공지한다. 통보를 받은 건물 관리인은 당국과 협조해야 한다. 고위험 건물로 지정되면 투신을 시도하기 어렵도록 펜스를 높이거나 옥상에 투신 자살을 예방하는 간판을 부착해야 한다. 안내 간판에는 '생명은 소중합니다. 저희가 당신과 함께하겠습니다' 같은 문구와 함께 상담 전화 번호가 안내돼 있다. 이 같은 정책은 타이베이 자살예방센터가 신설된 2009년부터 추진되고 있다. 타이베이 자살예방센터는 시정부 산하기관이지만 시장이 바뀌더라도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돼 실효성 있는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타이베이 = 문광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