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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문재인정부, 북한에 할 말하며 남북관계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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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the300]아산정책연구원 최강·신범철 “文정부, 쫓기듯 접근하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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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정책연구원 최강 부원장(왼쪽)과 신범철 안보통일센터장 /사진=아산정책연구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우리 정부를 향해 "오지랖 넓은 촉진자·중재자 행세를 그만하라"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이런 북한의 모욕적 언사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남북관계를 북미 협상의 촉매로 활용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 탓이지만 이런 방식으론 북핵·북한 문제를 풀어갈 수 없다는 지적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과 신범철 안보통일센터장은 19일 공동으로 발간한 이슈브리프에서 이같이 지적하며 “정부는 북한에 해야 할 말은 하면서 남북관계를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들은 “결국 남북관계나 북핵문제는 궤를 같이 한다. 북한의 진정성 있는 변화가 수반돼야 하기 때문”이라며 “북한이 제멋대로의 발언을 남북관계에서 보인다면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제멋대로의 행동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정부가 북한의 막된 행동에 침묵하는 것은 대화의 끈을 이어가고자 함이지만 그럴수록 북한에 끌려만 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두 전문가는 “정부는 북한에 해야 할 말은 해 가면서 남북관계를 정상화 시켜야 한다. 이번과 같은 경우에도 ‘남북관계의 미래를 위해서는 말부터 상대를 배려해야한다’고 격조 있게 일침을 가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우리의 국격을 지켜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남북관계의 정상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文정부, 쫓기듯 서두르지 말라=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서두르는 대신 내실 있게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북특사 파견이나 남북 물밑접촉을 진행하는 것은 해야 할 일이지만, 쫓기는 듯한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다.

한미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성과가 담보되지 않았을 경우 무리해서 방문할 필요성이 없었다”며 “워싱턴의 반응을 정확하게 읽었어야 했는데 준비가 덜 된 정상회담 탓에 북한마저 등을 돌리는 상황을 자초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북미 모두 정상회담을 원하고 있고 상대방에 대해 관망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어 일정 기간은 이미 확보된 것”이라며 “당분간 긴장이나 위기가 고조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특정한 시점을 염두에 두고 정상회담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북미·남북미 앞서 한미 신뢰 긴요 = 두 전문가는 한미간 신뢰를 바탕으로 북한 문제에 접근할 것을 당부했다. 미국의 신뢰와 협력을 받지 못하는 한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잃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 북미, 남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려면 한미 양국간 신뢰가 튼튼하고 공조가 긴밀히 이루어져야 한다. 북한으로 하여금 이를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스몰딜로 오해받을 수 있는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거래)’이라는 용어 대신 본래 사용하던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을 일관되게 가져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전문가는 “당장은 미국에 굿 이너프 딜을 거절당했지만 그 실체로 볼 수 있는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은 향후 북한 비핵화 해법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며 “굿 이너프 딜이니 조기 수확이니 하는 말은 자칫하면 다른 형태의 스몰딜로 오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수식의 화려함은 떨어지더라도 내용의 담백함을 강조할 수 있는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이라는 말로 통일해야 한다. 선후관계가 분명해 미국의 지지를 받아낼 수 있고, 제대로 된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는 정부모습에 국민의 지지도 뒤따를 것”이라고 했다.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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