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4 (월)

볼턴 "트럼프, 김정은에 '김일성 생일 축하' 편지 보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北 비난에도 '의도적 침묵'

중앙일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의 거친 비난에 침묵하고 있다. 의도적 침묵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18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국장을 내세워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인다”며 “폼페이오가 관여하면 또 판이 지저분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국회 격)를 통해 부상에서 승진하고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진입한 지 약 1주일 만에 내놓은 입장이다. 최선희 제1부상이 폼페이오 장관의 비난에 핵심적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이날 “앞으로 미국과의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에도 폼페이오가 아닌, 우리와의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상대로 나서기 바랄 뿐”이라고도 했다. 대화 파트너로서 폼페이오 장관의 교체를 대놓고 요구한 발언이다.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진.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과 관련, "폼페이오 장관이 오늘 평양에서 김 위원장과 좋은 만남을 가졌다"며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에 관해 진전이 이뤄졌다!"고 적었다. [사진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19일 오후 현재 무반응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무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미국은 여전히 북한과 건설적인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북한과의 협상 판은 깨지 않되, 거친 비난엔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기조로 풀이된다.

북한 관련 사정에 정통한 미국의 전직 관료들은 “용인할 수 없는 외교적 결례”라며 발끈했다. 18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와 인터뷰에서 “협상 상대국이 특정인을 수석 협상자로 지시할 수는 없는 법”이라며 “모욕적이다”라고 말했다. 피츠패트릭 부차관보는 이어 “북한이 관련 발언을 반드시 취소해야 하지만 그러기 어려운 만큼, 앞으로 양국이 외교를 재개하는 데 있어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도 VOA에 “미국 대통령과 최초로 대화를 나눈 북한이 미 국무장관에게 이런 모욕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PBS 방송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일명 ‘태양절’(4월15일)에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사진과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같은 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선 북한에 대해 “핵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돼있다는 추가 증거가 필요하다”고 압박했었다. 북한에 대한 압박과 회유를 동시에 하겠다는 전략이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