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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살균 안해도 유통기한 긴 '커피·유가공품'… 무균충전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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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무균충전, 10년전 첫 도입.. 세계시장 연평균 10%이상 성장
삼양패키징·롯데칠성·동원시스템즈 병음료 年 11억3000만병 생산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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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음료도 아니고 멸균처리도 안 했는데 어떻게 상하지 않지요?"

음료코너 앞에서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볼법한 질문이다. 주스와 같이 멸균처리가 가능한 제품이나 세균이 번식하기 어려운 탄산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차·커피·유가공제품은 어떻게 상당한 유통기간을 가질 수 있는 걸까? 답은 무균충전(Aseptic Filling) 공정에 있다.

무균충전은 유럽·미국·일본 등 음료설비 선진국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공법으로, 한국엔 10여 년 전 처음 소개됐다. 기존엔 음료 제조 전후에 뜨거운 온도로 살균하는 작업을 거쳐야 했으나 무균충전공법을 통하면 상온에서 작업이 이뤄지므로 음료 본연의 맛과 향이 살아 각광받았다. 고온을 견뎌야 하는 용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 다양한 용기를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무균충전시장은 처음 효성이 선도했으나 2015년 삼양패키징이 이를 인수, 5할이 넘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매년 10% 이상 크게 성장하고 향후 발전가능성도 커 경쟁사인 동원시스템즈도 뒤늦게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롯데칠성음료 등 음료업계 큰 손들은 이미 자체적인 무균충전 라인을 확보했으며 추가적인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삼양패키징은 이달 무균충전 설비 4호라인 증설을 완료해 생산을 시작했다. 이로써 연간 6억병 규모의 무균충전 생산능력을 갖췄다. 동원시스템즈 역시 올해 중 연간 병음료 1억30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무균충전 생산설비를 가동할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는 현재 무균충전 라인 2개를 가동하고 있다. 연간 생산량 4억병 수준으로, 일부 자사 제품을 외부 업체에 맡기지 않고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들 업체가 무균충전 설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건 이 부문의 향후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을 선도하는 독일·스웨덴 등 유럽권 국가와 미국·일본 등 음료 선진국에서도 무균충전 음료와 생산업체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 시장분석 보고서' 등에 따르면 세계 무균포장 시장 규모는 2017년 360억7000만 달러(약41조원)에서 연 평균 10% 이상씩 성장, 2024년 말 671억 달러(약7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무균충전 부문은 연평균 6%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에선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3%를 넘긴다. 일본은 무균충전 음료 생산량이 일반음료의 35%에 이르렀지만 한국은 아직 10%에도 미치지 못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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