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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김정은,'판 흔들기'로 美 압박…한반도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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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군사행보 이어 25일 북러정상회담 가능성

탄도미사일 대신 전술무기로 '저강도' 대미 시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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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북미 교착 속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 흔들기에 나서며 미국을 본격 압박하는 모양새다.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판 자체가 깨질 수도 있다는 경고인데, 최근 신형무기 실험과 25일 개최가 유력시되는 북러정상회담도 그 일환으로 분석된다. 현 상황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은 제한적이지만, 남북·북미 대화 재개 시점은 더욱 지연될 수 있다.

19일 일본 공영 NHK는 러시아 크렘린궁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북러정상회담이 오는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된다고 보도했다. 크렘린 궁은 전날 북러정상회담을 공시 발표하면서도 날짜에 대해서는 '4월 하반기'라고만 언급했었다.

실제 25일 북러정상회담이 이뤄질 경우, 이는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처음 이뤄지는 김 위원장의 해외 방문이다.

올해 연말을 대화 시한으로 설정한 가운데 중국에 이어 러시아까지 끌어들여 판을 키움으로써 미국을 견제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동북아에서 영향력 확대를 원하는 러시아가 대북제재 이행을 느슨히 하는 방식으로 북한에 협조할 경우 제재 실효성은 크게 낮아질 수 있다. 그 경우 김 위원장은 시간을 더 벌 수 있게 되지만 남측의 입지는 축소돼 우리 정부의 4차 남북정상회담 추진 계획에도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러시아도 북한의 핵 보유에는 반대하고 있는만큼 현 시점에서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는게 중론이다.

김 위원장도 이 점을 인식, 러시아에게 직접적 지원을 기대한다기 보다는 미국과 대북 협력에 소극적인 중국을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베이징에서 26일부터 열리는 '일대일로 포럼' 에 김 위원장을 초청했지만 아직 확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통해 미국의 눈치만 보고 있는 중국을 자극하며 미중러 3각 줄타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가능성이 제기돼온 일대일로 포럼 계기 북중러정상회담은 미국을 과도하게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북러정상회담으로 전략 다변화를 꾀하며 시간을 끌고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최근 군사 행보도 비슷한 맥락일 수 있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6일 공군 제1017군부대를 찾아 전투기 비행훈련을 현지지도 했고 이튿날에는 국방과학원을 방문해 신형전술무기 사격 시험을 참관했다.

아예 판을 깰 수 있는 탄도미사일 발사는 자제한 대신, 전술무기 실험을 통해 '저강도' 군사적 압박을 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핵 동결을 선언한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선 것은 2017년 11월이 마지막이었다.

이는 미국이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올초 신년사에서 경고했던 '새로운 길'을 갈수 있음을 또한번 상기시키는 의도로 읽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김일성 전 주석의 생일(태양절)을 맞아 축하편지를 보냈지만, 이튿날 전술무기 시험 참관을 통해 자신들은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다시 분명히 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김 위원장의 행보에 대해 "북한이 협상 판돈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김 위원장이 이번 전술무기 참관을 시작으로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키려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bae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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