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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4·19기념일에 이승만 동상 ‘철거’ vs ‘반대’ 동시 맞불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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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핌] 최태영 기자 = 4·19혁명 59주년인 19일 대전 배재대학교 정문 앞에서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보수단체가 배재대 교내에 있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동상 ‘철거’와 ‘반대’를 요구하는 집회를 동시에 열었다.

㈔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 대전충남4월혁명동지회,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대전본부, 대전경실련, 대전시인권센터 등 53개 단체로 구성된 ‘이승만 동상 철거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19일 오전 11시 배재대 정문 앞에서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이승만 동상 철거를 촉구했다.

공동행동은 “한국전쟁 때 민간인 학살을 자행한 독재자이며 반민족행위자인 이승만의 동상이 배재대 교정에 자리하고 있다”며 “100만 민간인 학살 책임자인 이승만의 동상을 즉각 철거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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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53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이승만 동상 철거 공동행동은 19일 오전 11시 배재대 21세기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상 철거를 촉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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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동상 철거를 반대하는 자유시민연대도 19일 오전 11시 공동행동이 기자회견을 하는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동상 철거 반대 집회를 가졌다. [사진=최태영 기자]


공동행동 측 김병국 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면서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배재대 교정에 세워진 독재자 이승만 동상의 부적절함을 지적하며 대학이 자진 철거해 줄 것을 주장해 왔다"며 "그럼에도 학교 측은 배재대 동문에게 그 책임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행동이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보수단체인 ‘배재대 우남 동상을 지키기 위한 자유시민연대’(이하 자유시민연대)도 같은 시간 같은 곳에서 철거 반대 집회를 가졌다.

자유시민연대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정하고 조작하는 역사청산이 시도되고 있다”며 “이승만을 괴뢰로 단죄하고 묘를 파내라는 역사 날조가 공중파를 타고 있으며, ‘공동행동’ 단체가 민간 사립대 교정의 동상을 치우라고 행패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쪽은 이날 기자회견 전에 한때 욕설과 몸싸움을 벌이며 충돌했고, 경찰이 이를 말리기도 하는 등 실랑이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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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대 우남관 앞에 세워져 있는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사진=최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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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대 우남관 앞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기리는 동상이 제막돼 있다. 동상 밑 석조 구조물에는 ‘대한민국 건국대통령 우남 이승만 박사상’이라고 적혀 있다.

이승만 동상은 1987년 2월 이 대학 3회 졸업생들이 기증해 세워졌다. 그 뒤로는 주시경, 김소월, 서재필, 아펜젤러, 하워드 등 배재대를 상징하는 역사적 인물들의 캐리커처가 그려져 있다.

그러나 같은 해 6월 6·10항쟁이 발생하면서 재학생들은 ‘독재자의 동상’이라며 동상을 철거했고, 학교 측은 3년 뒤 다시 동상을 세웠다. 이후 학생들이 동상을 훼손하는 등 철거운동을 벌이면서 1997년 자진 철거해 우남관 지하창고에 보관돼 왔다.

그뒤 2008년 6월 동상이 다시 세워졌고, 이 동상은 매년 철거와 반대 의견이 잇따르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배재대 관계자는 “매년 4월이면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데 섣불리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면서 “동상을 기증한 졸업생들의 동의가 있어야 철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cty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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