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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독일의 반성은 끝나지 않았다"…나치 수용소 경비 출신 90대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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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독일의 한 92세 노인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치하의 유대인 수용소에서 경비원으로 일한 경력 때문에 독일 함부르크 지방법원으로부터 살인 방조 혐의로 지난 18일 기소됐다.

독일 매체 ‘디벨트’ 등에 따르면 이 노인은 2차 대전 말기에 9개월간 유대인 수용소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5230건의 살인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노인은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수용소 경비원으로 일할 때 사람들이 가스실로 끌려들어 가 살해되는 것을 봤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이 노인은 “내가 도망갔다고 하더라도 그게 무슨 소용이 있었겠는가”라며 “그들(나치)은 나 이외에 다른 사람을 찾아서 일하도록 했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내가 알았던 것은 그들이 아무런 죄를 저지르지 않은 유대인이라는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나는 나치의 지지자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지 언론은 나치 관련 학살 범죄 관련자 가운데 아직 몇 사람이 살아 있으나 모두 고령인 탓에, 이번 사건이 나치 시절 전쟁범죄에 대한 마지막 기소 사건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독일 검찰은 유대인 수용소에서 경비원으로 일한 또 다른 90대 노인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했으나, 용의자가 너무 쇠약해 재판에 설 수 없어서 수사를 중단한 바 있다.

또,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보내진 사람들이 도난당한 돈을 집계하는 일을 맡은 이유로 ‘아우슈비츠의 장부 담당자’로 알려진 한 노인은 지난해 재판 선고가 시작되는 것을 기다리다가 96세의 나이로 숨지기도 했다.

김용준 온라인 뉴스 기자 james109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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