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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제31회 정지용문학상’에 문태준 시인…수상작 ‘저녁이 올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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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문태준 시인©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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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뉴스1) 김기준 기자 = 문태준 시인이 ‘제31회 정지용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19일 충북 옥천군에 따르면 이 지역 출신인 정지용 시인(鄭芝溶·1902~1950년)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정지용문학상’의 31회 수상자로 문 시인을 선정했다. 수상작은 ‘저녁이 올 때’이다.

심사는 신달자·김광규 시인, 이남호·홍용희 문학평론가, 유자효 지용회장 등 5명이 했다.

김 시인은 수상작에 관해 “1930년 정지용 시인은 ‘불 피어오르는 듯 하는 술/한숨에 키어도 아아 배고파라’ 고 ‘저녁 햇살’을 노래한 바 있다”며 “그로부터 90여년 후에 문 시인이 ‘마지막 햇살이 사라지고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순간’을 시에 담아 지평을 넓혔다”라고 평했다.

문 시인은 1970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으며, 199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서 처서(處暑)등 10편이 당선해 등단했다.

‘시힘’ 동인으로 활동하는 그는 동서문학상, 노작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미당문학상 등을 받았다.

시상은 ‘제32회 지용제’ 기간(5월 9~12일)인 다음 달 11일 오후 4시 옥천읍 상계공원 특설무대에서 한다. 시상금은 2000만원이다.

다음은 수상작 전문이다.

‘저녁이 올 때’

내가 들어서는 여기는
옛 석굴의 내부 같아요
나는 희미해져요
나는 사라져요
나는 풀벌레 무리 속에
나는 모래알, 잎새
나는 이제 구름, 애가(哀歌), 빗방울
산 그림자가 물가의 물처럼 움직여요
나무의 한 가지 한 가지에 새들이 앉아 있어요
새들은 나뭇가지를 서로 바꿔 가며 날아 앉아요
새들이 날아가도록 허공은 왼쪽을 크게 비워 놓았어요
모두가
흐르는 물의 일부가 된 것처럼
서쪽 하늘로 가는 돛배처럼
soknisan868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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