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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마음껏 물 마시게”…라오스 초등생 돕는 ‘어울림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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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시역(詩驛) 황간역서 그림·사진전, 시노래 공연

수익금, 목마른 라오스 방갈로초등생 급수시설 지원

뉴스1

시역(詩驛)이면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충북 영동군 황간역에서 20일 라오스 초등생들을 돕기 위한 뜻깊은 행사가 열린다. 사진은 이번 행사에서 전시하는 강병규 전 황간역장의 그림 ‘푸쿤마을 아이들’(60.3 x 45.0 캔버스에 아크릴).(강병규 전 황간역장 제공).2019.04.19.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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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뉴스1) 김기준 기자 = 시역(詩驛)이면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시골 간이역에서 라오스 초등생들을 돕기 위한 뜻깊은 행사가 열린다.

경부선 충북 영동역과 경북 김천역 중간에서 만나는 황간역은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승객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황량한 시골 역이었다.

이 역은 현재 ‘시(詩)가 있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제법 역다운 모습을 갖추고 있다.

지난 2012년 1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이곳에서 근무했던 강병규 전 역장이 삭막했던 황간역을 문화공간으로 바꿔 놓았다.

그는 재임 기간 여행객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역사(驛舍) 주변에 원두막과 허수아비를 세워 고향의 정취를 느낄 수 있게 했다.

향토 작가와 유명 시인들의 그림과 시를 옹기에 적거나 그려 넣은 ‘항아리 작품 전시장’을 꾸미고, 여행객 대기실 한편에 조그만 갤러리까지 마련해 각종 전시회를 열었다.

역사 2층을 여행객들이 자유롭게 쉬어갈 수 있는 카페로 구조변경하고, 여행객에게 무료로 빌려주는 ‘노랑 자전거’ 30대도 비치해 놓았다.

이 덕분에 파리만 날던 대기실이 다양한 문화행사를 관람하거나 전시, 공연하는 장소로 탈바꿈하면서 여행객 수도 많이 늘어났다.

이곳에서 20일 오후 3시부터 ‘봄바람과 함께 온 방갈모의 꿈’이라는 테마로 라오스의 방갈로초등학교에 급수시설을 후원하기 위한 어울림 마당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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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역(詩驛)이면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충북 영동군 황간역에서 20일 라오스 초등생들을 돕기 위한 뜻깊은 행사가 열린다. 사진은 이번 행사에서 전시하는 강병규 전 황간역장의 그림 ‘오빠가 미안해’(27.0 x 18.8 캔버스에 아크릴).(강병규 전 황간역장 제공).2019.04.19.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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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역 갤러리에서 ‘라오스의 이야기, 방갈로 꿈’ 제목으로 라오스 그림전과 사진전을 마련한다.

전시 작품은 강 전 역장이 직접 그린 40여 점의 그림과 인천 부평여고 교사로 재직 중인 신현수 시인의 사진 작품 40여 점이다.

강 역장과 신 시인이 지난 1월 라오스 푸쿤주의 방갈로초등학교로 봉사활동을 다녀온 뒤 느낀 그곳의 인상과 풍경을 고스란히 담았다.

여기에 김성호 화백이 동양화 두 점을, 영동에서 갤러리 카페 ‘예술창고’를 운영하는 원숙이 화가가 목련 그림을 내놓았다.

‘노래하는 화가’로도 알려진 원 작가의 그림은 얼마 전 화제를 모았던 TV 드라마 스카이캐슬에 소품으로 협찬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전시는 이달 30일까지 한다.

이어 오후 4시부터 ‘우리 학교에도 물이 나왔으면 좋겠어요’라는 제목의 자선 콘서트를 연다.

이 콘서트에 시 노래 가수 박경하를 비롯해 박성훈·밴드죠·손현숙·장재흥·허영택 등 가수들과 천영기·김민곤 시인, 시노래중창단 ‘시동’ 등이 출연한다.

행사를 펼치는 역 광장에서 올해 ‘대한민국 주류 대상’을 받은 월류원의 ‘베베마루 와인’ 시음회와 빨간 머리 앤 코스프레 이벤트, 프리마켓 등도 열린다.

전시 작품 판매금과 자선 콘서트 수익금은 라오스 방갈로초등학교의 급수시설 비용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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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역(詩驛)이면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충북 영동군 황간역에서 20일 라오스 초등생들을 돕기 위한 뜻깊은 행사가 열린다. 사진은 이번 행사에서 전시하는 신현수 시인의 사진 ‘방갈로초등학교 아이들’(29.0x19.0).(강병규 전 황간역장 제공).2019.04.19.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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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의 해발 1400m 고지에 있는 방갈로초등학교는 학교와 마을에 급수 시설이 없어 전교생 60여 명이 멀리 떨어진 산골짜기에서 물을 길어다 쓰고 있다.

이날 행사는 라오스 방갈로초등학교를 돕는 모임(상임대표 이미희)에서 주최하고, (사)인천사람과 문화, 송호청소년수련원, 시동중창단, 황간역에서 후원한다.

라오스 방갈로초등학교를 돕는 모임은 누구에게나 교육의 기회를 평등하게 주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동남아시아에 학교와 도서관 건립을 목표로 봉사활동을 하는 단체다. 현재 회원 수는 327명이다.

강 전 역장은 “지난 1월 방갈로학교에 갔을 때 그곳 아이들과 푸쿤마을 사람들의 모습에서 받은 인상이 워낙 강했다”며 “그림을 판매할 수준은 아니지만, 내가 가진 작은 재능으로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정성껏 그렸다”고 말했다.
soknisan868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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