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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귀농귀촌을 묻다] ③ 매출 12억 마을기업, 주민과 함께 일궈…여수 양혜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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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모두 큰아버지·작은어머니처럼…"드린 만큼 보답해 주셔서 더 감사"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욕심을 부리면 살 수 없어요 마을 주민들과 함께 살려면 나를 버리고 먼저 봉사하는 마음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연합뉴스

우린 가족입니다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 여수시 돌산읍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송시마을은 주민과 상생해 일꾼 대표적인 마을기업이다. 왼쪽부터 황연자 부녀회장, 박윤덕 전 대표, 양혜숙 사무국장. 2019.4.19 minu21@yna.co.kr (끝)



전남 여수시 돌산읍 송시마을에서 가족과 함께 농업회사 법인 '송시마을'을 운영하는 양혜숙(40)씨는 성공 비결을 묻자 이웃과 상생을 첫손에 꼽았다.

양씨는 귀농 초기부터 마을 주민들을 '큰아버지', '작은어머니', '이모'라고 부르며 거리감을 없애려 노력했다.

친근하게 다가오려는 양씨의 모습을 지켜본 주민들도 차츰 가족처럼 대해주면서 서로 간의 보이지 않는 벽이 서서히 낮아졌다.

2011년 광주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던 양씨는 어머니 박윤덕(63)씨를 따라 여수에 정착했다.

먼저 내려온 동생과 함께 폐교를 고쳐 전통음식과 농촌체험 등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나 2014년 4월 세월호 사고로 위기를 맞았다.

학생 체험학습이 전면 중단되면서 파충류 체험관 운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빚더미에 올라앉아 체험관 운영을 중단할 위기에 놓였지만 양씨는 주민들과 함께 새로운 활로를 찾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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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마을 주민
[양혜숙씨 제공]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옥수수 등 농산물을 중간 거래 없이 소비자와 직접 연결해주면서 소득도 올리자 자연스럽게 마을기업이 만들어졌다.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농산물을 올리면서 마을기업도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양씨는 "SNS에 올리는 농산물 판매는 모두 후불제여서 소비자들이 먼저 먹고 맛있으면 송금하는 식이었다"며 "때로는 돈을 보내주지 않아 힘들기도 했지만, 신뢰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업 초기 옥수수 수염차 등 2∼3종에 불과했던 제품은 8년 만에 전통 과자, 갓 김치, 반찬류, 젓갈류, 된장, 고추장, 간장, 즉석식품 등 50여 가지로 늘었다.

2016년에는 전남도 마을공동체 우수마을로 선정되는 등 마을 주민에게 일자리와 수익을 제공할 정도로 성장했다.

무럭무럭 성장한 송시마을기업은 마을 주민 7명도 채용하면서 직원만 14명에 달하고 연 매출도 12억원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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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잔치
[양혜숙씨 제공]



양씨는 마을기업이 상을 받거나 좋은 일이 생기면 반드시 마을 주민과 기쁨을 함께 나눈다.

지난해 12월 KBC광주방송이 주는 '밝은 동네, 좋은 이웃'에서 대상을 받을 때도 버스를 빌려 주민 12명과 함께 시상식에 참석했다.

시상금을 모두 회식비로 내놨고 상을 받은 기념으로 단풍나무를 심었다.

양씨는 "송시마을은 19가구에 22명이 사시는데 평균연령이 75세로 대부분 고령"이라며 "드린 만큼 반드시 보답을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 가공 시설을 확충하고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해 수출까지 판로를 개척하겠다"며 "주민과 상생 협력해 송시마을을 시골의 정도 느끼면서 잘사는 마을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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