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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금융人] 창업기업에 5년간 100조원 공급 원칙 "기업-투자자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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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호 IBK기업은행 기업고객그룹 부행장 인터뷰

"기업銀, 작년 혁신창업기업에 24조원 자금지원"

뉴스1

최석호 IBK기업은행 부행장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4.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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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IBK기업은행의 역할은 자금 지원뿐만이 아닙니다. 초기 자금을 지원하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혁신창업기업이 지속 성장하고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투자자 네트워크도 만들어주고 경영컨설팅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벌써 IBK창공에서 만난 기업들끼리 새로운 기술·서비스를 개발해 상용화하는 사례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IBK파이낸스타워에서 만난 최석호 IBK기업은행 부행장(기업고객그룹)은 혁신창업기업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2023년까지 5년동안 창업기업들을 대상으로 매년 20억원씩 총 100조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첫 해인 지난해에는 목표보다 많은 24조원을 공급했다. 이는 지난해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자금 공급목표(연간)인 45조원의 절반을 넘어선다.

또 기업은행은 'IBK창공'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창업기업이 성공적인 사업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투·융자, 컨설팅, 사무공간 등의 다양한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서울 마포와 구로 두 곳에서 IBK창공을 운영 중이며 다음달 중 부산에도 거점을 마련할 예정이다.

◇"기업-기업, 기업-투자자 연결고리 지속시키는 것이 중요"

최 부행장은 혁신창업기업이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선 투자생태계 조성을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자금 지원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기업의 기술력과 성장성을 바탕으로 꾸준히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한다는 것이다.

지난 3일 기업은행이 '데모데이'를 연 것도 이런 맥락이었다. 약 160명의 벤처캐피털리스트(VC), 액셀러레이터(AC) 등을 초청해 혁신창업기업과 투자자 간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를 통해 9개 기업이 27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중국 현지기업과 업무협약(MOU)을 맺은 건수도 3건이었다.

네트워크를 중요시 여기는 기업은행의 전략은 IBK창공 사무실 구성에서도 엿볼 수 있다. 현재 IBK창공 입주 기업들은 개방된 공간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기업은행에서 제공하는 교육을 비롯해 식사, 티타임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네트워크가 형성되기도 한다. 이런 네트워크는 결국 시너지로 연결 될 수 있다.

IBK창공 구로 1기에서 시너지 사례가 나왔다. 산업자재관리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올트'와 안면인식 솔루션 기업인 'CVT'는 IBK창공에서 만나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했다. 제조나 유통, 물류 서비스를 하는 대기업들의 창고나 재고를 관리하는데 있어서 보안이 중요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들은 CVT의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해서 재고관리의 보안을 개선했고, 현재 일부 대기업들과 적용을 논의 중인 단계까지 왔다. 기업은행이 제공한 기업과 기업간의 네트워크 형성이 실제 사업모델로 발전한 것이다.

기업은행은 창업기업 대부분이 높은 수준의 기술력에도 경영 노하우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기업은행 고객 기업 중 안정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을 IBK창공 기업과 연결해 주고 있다. 경영 노하우를 배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 부행장이 꼽은 혁신창업기업 선정 요소는 Δ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 Δ일정 규모 이상의 시장 형성 가능성 Δ창의성 Δ글로벌 확장성 등이다. 기업은행은 이런 요소만 갖춘다면 업종에 관련없이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최 부행장은 "우리가 지원하는 업종은 정보통신, 바이오, IT, 문화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하다"며 "국내 시장보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며 커나갈 수 있는 기업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창업기업 자금 지원 규모 24조원"…대출 리스크 관리 핵심 '소통'

통상 시중은행들은 우량한 고(高)신용등급 기업 위주로 자금을 빌려주지만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라는 특성 및 설립 취지상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은 물론 저(低)신용등급 기업에게도 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단기간 내 부실화 가능성이 큰 기업들에게까지 자금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에도 자금을 제공하다보니 시중은행들보다 부실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최 부행장은 이런 리스크를 낮출 수 있는 방법으로 '커뮤니케이션'을 꼽았다. 최 부행장은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예측하고 관리하고 도움을 주는 것이 리스크 관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또 "리스크 관리를 위해 지점장들이나 팀장들이 직접 거래하는 기업의 현장을 자주 방문하고 기업의 현황을 확인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기업은행이 거래하고 있는 창업기업이 공장을 짓는 등 수주를 늘리기 위해 시설투자를 해야한다고 은행과 상의하면 은행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경기, 업황 등을 예상하고 추가 시설투자가 무리인지 효율적인 것인지 의견을 전달하는 식으로 연체 리스크를 줄인다.

최 부행장은 "창업기업들의 연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경영에도 도움을 주는 과정을 통해 '윈-윈(Win-Win)' 관계가 될 수 있고, 돼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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