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
학폭 징계받은 학생들 "징계 여러개 받는 건 부당"
2016년 5월, 경북 경주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중이던 김군과 안군은 같은 학교 친구를 때리는 등의 학교폭력을 저질러 징계 처분을 받았다. 학교는 이들에게 출석정지 15일 및 특별교육 5시간 이수,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조치 듣의 징계를 내렸다. 피해학생 등을 접촉하거나 협박ㆍ보복해선 안된다는 조건도 달았다.
두 학생은 “징계처분이 과도하다”며 학교를 상대로 징계처분 무효화 소송을 제기했다. 징계의 근거가 된 학폭법 17조의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며 위헌법률제청심판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들은 직접 헌재에서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 "출석정지에 제한 두면 피해학생이 또 폭력 노출될 수도"
예컨대 징계 처분 중 서면사과 조치는 피해학생의 보호를, 사회 봉사는 가해 학생의 선도를, 출석 정지는 양측을 격리하기 위한 것으로 동시에 조치를 내리는 게 교육 측면에서 옳다고 봤다. 학교폭력 피해 학생이 입는 정신적ㆍ심리적 고통이 매우 심각하다는 점도 들었다.
헌재는 “피해학생은 학교폭력의 영향으로 분노와 불안, 공포, 우울감과 소외감을 느끼고 심한 경우 자살 충동까지 느끼게 된다”며 구체적이고 탄력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출석정지기간의 상한을 둔다면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 함께 생활하는 등 또다시 학교 폭력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도 설명했다.
다만 서기석, 이선애 재판관 두 명은 “출석정지에 기간상한을 두지 않은 것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통상 매년 수업일수가 190~220일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출석정지가 한 달 이상 넘어가는 등의 경우 자칫 수료를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두 재판관은 “장기간 출석정지조치로 출석일수가 학년과정 수료에 필요한 일수보다 미달하게 되면 강제 유급이나 다름없는 효과를 가져 사실상 학업을 포기하게끔 하는 결과까지 초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사라·백희연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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