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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文대통령 “원격의료에 대한 국민 인식 개선되길”…한-우즈벡 원격진료 현장 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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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째 제자리걸음 원격의료, 규제완화 의지 내비쳐

“e-헬스 가장 유망한 미래산업”

동아일보

우즈베키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현지시간) 타슈켄트 인하대에서 열린 한-우즈베키스탄 의료진 간 원격협진 시연회에서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우즈베키스탄 보건의료 협력센터가 타슈켄트에 개소한다”고 밝히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9.4.1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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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인식도 점차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18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의 타슈켄트 인하대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한-우즈벡 원격협진 시연을 참관한 소감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이날 2박 3일의 투르크메니스탄 국빈방문을 마치고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두 번째 국가인 우즈벡으로 이동한 문 대통령은 타슈켄트 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타슈켄트 인하대를 찾았다. 타슈켄트 인하대는 2014년 10월 개교한 국내 대학 수출 1호로 인하대 병원은 2017년 7월 이 대학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원격협진 진료를 하고 있다.

무자파 잘라로브 타슈켄트 인하대 총장대행과 함께 이 대학 국제진료센터에 들어선 문 대통령은 소아 신장 전문의인 코밀존 함자예프 씨와 한국에 있는 송준호 인하대 병원 교수가 모니터 화상을 통해 협진을 하는 현장을 지켜봤다. 환자는 2016년 한국에서 치료를 받고 우즈벡으로 돌아간 학생. 함자예프 씨가 검진한 내시경 영상이 한국으로 실시간 공유되자 한국의 송 교수는 이 환자가 한국에서 받은 조직검사 결과를 영상으로 공유하며 어떤 약물을 처방해야할지 상의했다.

문 대통령은 협진을 마친 뒤 한국의 송 교수에게 화상으로 “직접 환자와 대화도 나누면서 원격협진을 했는데 기술적으로 어려움은 없는가”, “원격협진이 환자에 대한 치료에 큰 도움이 되나” 등의 질문을 던졌다. 송 교수가 “우즈벡 통신 시스템이 많이 좋아져서 원격진료하는데 거의 무리가 없는 상태다. 아주 좋다”며 “(직접) 외국에 가지 못하는데 원격진료가 가능해져 진료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우즈벡 의사 코밀존 씨는 “우즈벡 면적이 넓은데 원격협진 시스템이 들어오면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료를 받은 환자 역시 “동시에 두 분 의사 선생님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게 기분 좋고, 한국에 가지 않아도 한국 의사 선생님을 볼 수 있다는게 기분이 좋다”고 했다.

우즈벡에 원격협진이 도입된 것은 2017년 한-우즈벡 정상회담에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보건의료 전반에 대한 협력 추진을 요청하면서다. 우즈벡은 병원 등 의료시설이 타슈켄트 등 대도시에 집중돼 있어 지방 환자들이 진료를 받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즈벡 정부는 올 초 이동욱 전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을 우즈벡 보건부 차관에 임명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간 의료 협력은 양 국민의 건강을 지킬 뿐 아니라 양국 의료기술을 함께 발전시키는 좋은 상생 사례가 될 것”이라며 “한국이 우즈베키스탄 e-헬스 협력의 동반자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원격 의료에 대한 국내 인식개선을 언급한 것은 의료계 반발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원격의료 도입의 필요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여야 5당 원내대표와의 오찬에서 “의료 혜택이 닿기 어려운 도서벽지 환자의 원격의료는 선한 기능”이라며 제한적인 원격의료 도입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지 국군장병이나 도서 벽지 주민, 원양어선 선원 등 의료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원격의료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의료계의 반대로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원격의료는 2000년 김대중 정부 때 시범사업을 시작하면서 공론화됐지만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이 뒤를 이어 추진하고도 아직 규제를 풀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는 (의료)협력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갈 때”라며 “e-헬스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망한 미래산업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타슈켄트=문병기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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