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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로컬 프리즘] 천사대교의 이유 있는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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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최경호 광주총국장


지난 4일 열린 전남 신안군 ‘천사대교’는 개통 전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설 연휴인 지난 2월 임시개통 때 기대 이상의 특수를 누린 게 대표적이다. 당시 고향을 찾은 귀성객 외에도 다리를 구경하려는 관광객까지 몰려들면서 큰 혼잡을 빚기도 했다. 하루 평균 1만3000대의 차량이 오가는 과정에서 인근 섬 지역 식당들의 식재료가 바닥난 것도 유명한 일화다. 천사대교란 명칭은 1004개의 섬만으로 이뤄진 신안군 지형을 본 따 지어졌다.

천사대교는 정식 개통 후로도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개통 9일 만인 지난 12일에는 차량 이용대수가 10만대를 넘어섰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에 따르면 하루 평균 1만1400여 대가 통행한 것은 당초 예측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애초 다리 건설 전 예상됐던 교통량(6931대)보다 65%(4469대)가량 이용자가 많다.

천사대교 특수는 여러 요인이 맞물린 결과다. 국내 최초로 현수교(懸垂橋)와 사장교(斜張橋)를 합쳐 만든 복합교량이라는 게 대표적이다. 바다 위에 3개의 주탑을 연속해서 이어붙인 다경간(多徑間) 현수교도 국내 첫 시도다. 방문객들은 처음 접하는 다리 외관이 수심과 선박 이동 동선 등을 고려한 첨단 공법이라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인다. 교량 구간인 7.2㎞는 인천대교·광안대교·서해대교에 이어 국내 4번째로 길다.

다리가 놓인 후 주민들의 생활여건도 크게 나아졌다. 암태도와 주변 섬을 육지로 바꾼 해상도로를 통해 언제든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져서다. 배와 차량을 갈아타고 2시간이 걸리던 목포까지 소요시간도 1시간대로 단축됐다.

일각에선 건설 비용이 과도하다는 말도 나온다. 104개월 동안 투입된 5814억 원의 공사비를 지적하는 말이다. 반면 해상교각은 섬 주민의 복지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섬에 사는 주민들은 기상이 조금만 나빠도 발이 묶일 수밖에 없어서다. 갑자기 몸이 아프면 닥터헬기를 불러 타야 하는 것도 섬 주민이어서 겪는 고통 중 하나다. 천사대교가 육지로 만든 암태·자은·팔금·안좌도에는 주민 9181명이 살고 있다.

최경호 광주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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