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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김정은 “못 만들 무기 없다” 트럼프 보란 듯 신형무기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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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공군 방문 이어 군사 압박

ICBM 언급 안해 자극은 자제

정상회담 추진 한국에도 찬물

중앙일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7일 신형 전술 유도무기 사격 시험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가 18일 보도했다. 사진은 16일 김 위원장이 공군 제1017부대를 현지 지도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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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전원회의(10일)와 최고인민회의(11~12일)를 통해 체제 정비를 마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한국을 염두에 둔 군사적 압박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17일 국방과학원이 진행한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을 현지 지도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15일 첨단 전술무기 시험 지도 이후 5개월 만의 국방과학원 방문이다. 전날(16일)엔 공군 부대를 방문했다.

북한은 이날 시험 발사한 무기의 구체적인 종류를 공개하지 않은 채 ‘신형 전술유도무기’라고만 밝혔다. 군 당국은 사거리 20㎞ 안팎의 신형 무기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략무기를 개발하던 시기에도 늘 탄복했지만 이번에 보니 우리의 과학자·기술자·노동계급이 정말로 대단하다. 마음만 먹으면 못 만들어 내는 무기가 없다”며 ‘대만족’을 표시했다.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전면 포기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맞선 메시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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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지대지 전술유도무기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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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무기 시험은 한국 정부도 겨냥한 북한식 압박술이다. 정부는 남북 정상 선언인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앞두고 남북 4차 정상회담 등 대화 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물밑 노력을 해 왔다. 하지만 1주년에 임박해 신무기 시험으로 군사 카드를 대놓고 꺼내드는 것 자체가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이 계속된다면 판문점 선언의 의미가 퇴색된다”고 지적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날 북한의 신무기 시험과 관련, 향후 전략무기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할 수도 있다는 북한의 ‘암시’로 평가했다. 전략무기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개발·시험을 하지 않는다고 약속했다는 ICBM 등이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대량살상무기센터장은 “북한은 불특정다수를 공격하는 탄도미사일 기술은 확보했지만 정밀 유도 기술이 부족했다”며 “최근 위성 위치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유도무기를 개발 중인데 자신들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으면 미국을 정밀 공격할 수 있는 ICBM에 유도 기술을 탑재할 수 있다고 시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 북한이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등을 언급하지 않은 건 ‘위협은 하되 레드라인을 넘지 않겠다’는 메시지란 분석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전략 미사일 카드는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와 미국의 군사적 압박으로 이어짐을 잘 알고 있는 북한이 역공당하지 않을 정도의 군사적 행동으로 상대를 곤혹스럽게 해 양보를 얻어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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