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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버닝썬 사태

[단독]경찰, 승리·전원산업 등 버닝썬 20억대 횡령 공범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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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주주들에 20억여원 선배당 의혹

수십억원대 횡령은 특경가법 위반 해당

경찰, 대포통장·임대료·관련회사 의심

중앙일보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수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가수 승리.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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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클럽 버닝썬에서 1년 동안 이뤄진 횡령 액수를 약 20억원으로 파악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와 버닝썬 최대 주주인 전원산업 측이 모두 클럽 운영 관여 여부를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이들이 공동으로 수십억대 횡령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버닝썬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승리와 버닝썬 지분 42%를 가지고 있는 전원산업, 대만 투자자 린사모 등이 조직적으로 횡령에 가담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버닝썬이 영업을 한 1년여 동안 이들에게 흘러들어간 자금의 액수와 유출 수법 등을 고려할 때 범죄 혐의 가담이 개별적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사전 논의를 거쳐 실행됐다고 보고 공동정범으로 송치하기 위해 법리 검토를 하고 있다고 한다.

승리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은 얼굴마담에 불과했다”고 진술했고 전원산업은 “승리의 사업성을 보고 투자했을 뿐이다”고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만큼 이들이 공동정범으로 드러날 경우 파장이 클 전망이다. 또 횡령 액수가 커지는 만큼 형사 처벌 수위가 높아지는 데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범 입증이 될 경우 구속 가능성이 커진다.

경찰은 버닝썬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초기 투자금인 24억5000만원을 회수하기 위해 거액의 횡령을 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버닝썬 내에서 1년여 동안 이뤄진 횡령 추정액이 투자금에 근접한 20억원가량이기 때문에 정식으로 배당하기 전 결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선배당’했을 가능성이 있다.

중앙일보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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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경찰은 버닝썬의 지분을 가진 내국인을 모두 횡령 혐의로 입건했다. 버닝썬 초기 설립 자금 10억원을 투자한 대만인 투자자 린사모는 외국인이라 입건되진 않았지만 그의 금고지기 안모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당초 승리와 유인석 유리홀딩스 전 대표, 전원산업, 안씨 등에 따로 횡령 혐의를 적용했지만 사전 모의를 했던 정황을 최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지인들을 버닝썬 MD(영업직원)로 등록해 대포통장 15개를 관리하면서 허위 급여 명목으로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안씨가 대포통장으로 들어간 돈을 현금으로 돌려받은 후 린사모에게 전달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린사모는 2차 소환통보를 받고도 아직 출석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경찰은 전원산업이 버닝썬 운영 3개월 이후부터 임대료를 1억원으로 기존보다 6배 올려 받는 방식으로 자금을 횡령했는지 의심하고 있다. 투자에 대한 배당을 받기 위해 임대료를 과도하게 책정했는지가 쟁점이다. 전원산업은 “주변 시세에 맞게 적정 임대료를 받았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공범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기 위해 지난 11일 유리홀딩스와 전원산업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승리와 그의 동업자 유씨는 몽키뮤지엄과 컨설팅 회사인 네모파트너즈를 통해 5억28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네모파트너즈는 유씨가 근무했던 회사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버닝썬 계좌에서 2억6400만원씩이 몽키뮤지엄과 네모파트너즈 계좌로 이체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몽키뮤지엄 계좌에 들어간 돈은 버닝썬에서 ‘몽키뮤지엄 DJ 부스’를 운영하면서 주기로 한 브랜드 사용료고 네모파트너즈에는 버닝썬 중국 진출에 대한 컨설팅 비용을 지불했다”며 “두 회사는 당시에 승리·유인석과 관련이 없었을 뿐 아니라 배당을 받으려는 의도 자체가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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