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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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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 패스트트랙 '표결무산'…선거제 앞길 '캄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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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the300]3시간 넘는 마라톤회의, 끝내 접점 좁히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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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사진 왼쪽), 유승민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의원총회는 선거법·공수처 패스트트랙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유승민 등 옛 바른정당계 출신 의원들의 반대로 인해 난항이 예상된다./사진=이동훈 기자



바른미래당이 18일 3시간이 넘는 마라톤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검경수사권 조정 등을 묶은 패스트트랙안(신속처리 안건) 표결이 무산됐다. 이번 무산으로 여야4당이 합의한 선거제 단일안 처리가 사실상 물건너간 게 아니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 표결무산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이 결정타였다. 홍 원내대표는 오전 10시경 여당이 공수처의 기소권을 분리해 특수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한 안을 바른미래당에 제안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적 없다. 제안도 안했는데 무엇을 제안했나"고 답했다. 이같은 내용을 의총 중에 전달받은 바른미래당 의원들들이 강하게 항의하며 이날 표결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민주당과 잠정합의된 내용은 검사·판사·경무관급 이상 경찰, 이 세 분야에 대한 기소권만 공수처에 남겨두고 나머지는 그대로 분리한단 원칙에 잠정합의했다"며 "근데 홍영표 원내대표가 이 안에 대해 부인하는 발언을 해 최종합의된 내용 자체가 상대방에서 번복하는 문제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내에 패스트트랙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는 분들이 문제제기 하셨다"며 "이 문제에 관해서 더이상 오늘 합의된 안을 전제로 논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조만간 민주당과 공수처안에 대해 최종적 합의안을 문서로 작성하겠다"며 "작성된 합의문을 기초로 다시 의원님들의 총의를 모으는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패스트트랙안에 대한 표결절차도 이날 의총에서 논의됐지만 평행선을 달렸다. 김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안을 (당론표결에) 넣어야할지 말아야할지 정하는 것 자체에 의원들 의견이 다르다"며 "적절한 방법을 통해 해석과 지침으로 해결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내에서 강하게 목소리 내는 분들이 있지만 의총은 엄연히 저희 당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개별 의원들을 독립적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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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선거제 패스트트랙 논의 등 당의 운명을 가를 바른미래당 의원총회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의총시작부터 기싸움…이언주 '입장제지'=이날 의총은 시작부터 바른정당계 의원들과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의원들간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김관영 원내대표가 개의선언을 한 직후 비공개를 선언하자 하태경 의원이 손을 들며 "공개발언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손학규 대표가 "비공개로 하자"고 제안하자 하 의원은 "아니 끊지 말고요. 할 말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뒤늦게 의총현장에 나타난 이찬열 의원은 "아니 공개로 하라니까요! 맨날 비공개에요"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원래 처음부터 비공개였다. 언론인들이 전체의원들이 있는 사진을 찍고 싶다고 했다"며 "의원들이 충분히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결국 의총은 개의 5분만에 비공개로 전환됐다.

20여분 뒤 지난 5일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의총장에 들어서려 하자 당직자들과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남성 1명과 여성1명 당직자들이 이 의원의 의총장 입장을 막으면서다.

이언주 의원은 당직자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비켜요!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며 강제로 의총장 문을 열려고 시도했다. 그때 마침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도 현장에 모습을 보였다.

이혜훈 의원이 의총장에 들어서기 위해 문이 열린 순간 이언주 의원도 그 틈을 비집고 동시에 들어가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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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오신환 의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정의당 규탄' 유승민, '내가 만든 당' 이언주=이날 의총은 패스트트랙 의결만큼이나 당내 불거진 내홍 수습책에 관심이 쏠렸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지도부사퇴 등과 관련된 문제와 당의 국민적 지지회복 방안에 대해서 등 많은 토론이 있었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 4·3 보궐선거 이후 이준석·하태경 등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등을 중심으로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며 최고위회의 보이콧을 해왔다. 이에 손학규 대표도 당대표 몫의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과 혁신위원회 카드 등을 검토하는 등 강대강 대결이 이어졌다.

게다가 손 대표가 제시한 '제3지대론'에 따른 호남신당 창당 소문도 커지며 의총현장에선 고성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의총 중간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은 중도개혁 보수정당으로 살아남을 생각을 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생각을 해야된다"며 "지역당이 되겠다는 차원에서 민주평화당과 합쳐서 호남에서 뭘 하겠다는 걸론 당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이언주 의원도 "사실상 제가 (바른미래당) 창당을 주도했다"며 "(패스트트랙을 통해) 비례대표 몇석 늘어나니까 이렇게라도 살아남자는 건 용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결과적으로 (당이) 지리멸렬한 상태가 됐고 계속해 여당의 눈치를 보는 2중대로 전락했다"며 "(처음) 생각한 건 제대로된 중도보수 야당을 만들어 한국당의 안타까운 부분을 우리가 경쟁하고 보완하는 역할을 해 야당을 바로 세우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패스트트랙과 관련해 정의당에 쓴소리를 뱉기도 했다. 유 의원은 "정의당은 다수의 횡포를 비판하고 숫자의 힘으로 밀어붙이면 안된다며 소수의견을 중요하다고 해왔다"며 "근데 그 당이 다수의 횡포로 (패스트트랙을) 밀어붙이자고 하는 게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건 정의당의 당리당략에 따라 밀어붙인다고 생각해 바른미래당이 거기에 놀아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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