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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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감사의견 ‘한정’에서 시작돼 결국 매각 결정으로까지 이어진 아시아나항공 사태가 자본시장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래 매출을 담보로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에 발목 잡혀 결국 경영권까지 내놓는 상황에 처하자 시장성 차입에 대한 위험성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유동화의 저주’란 말까지 나온다. 상당기간 ABS 시장 위축도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발행된 ABS는 5조28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조4514억원 대비 29% 감소했다. 같은 기간 회사채 발행액은 25조685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8% 줄어드는데 그쳤다. 넘치는 시중 유동성 덕에 회사채를 발행하는 족족 돈이 몰리고 있지만 ABS의 경우 발행에 적극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이는 회사채 발행이 워낙 수월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각된 아시아나항공 ABS 조기상환 트리거에 대한 우려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아시아나항공이 ABS를 과도하게 발행하지 않았다면 매각에까지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우량 기업은 상관없겠지만 경계선에 있는 기업의 경우 시장성 차입을 많이 하다 한순간 롤오버(만기연장)가 안되면 큰일 난다는 학습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쉬운 자금조달 수단으로 ABS를 적극 활용했던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중 1000억원 규모의 ABS를 또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포기했고, 이미 발행한 ABS도 시장에서 찬밥신세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2월8일 발행한 아시아나 ABS ‘색동이제십칠차1-10’ 기관 보유분 15억원어치가 민평 금리 대비 200bp(1bp=0.01%포인트) 높은 수준에 매물로 나왔다. 금리를 높여 팔겠다는 것은 가격을 낮췄다는 것으로 그만큼 불안하게 본다는 의미다.
앞으로 기업들이 ABS 발행은 물론이고 시장성 차입에 보다 신중해질 것이란 전망이 높다. 은행권 차입은 협상을 통해 만기 연장이 가능하지만 회사채나 ABS, 전환사채(CB) 등은 불특정 다수에게 팔려나가 연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량한 회사가 아니면 유동성에 기대어 과도하게 시장성 차입에 나서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일침도 나온다.
이정조 리스크컨설팅코리아 대표는 “자금조달을 위한 새로운 금융기법이 도입되면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기업들이 먼저 차용하는데 대부분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결국 위기에 맞닥뜨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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