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6일 열린 `산별중앙교섭 및 중앙노사위원회 교섭회의`에 참석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김호영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매각 전까지 필요한 유동성 보완 차원의 금융 지원이 필요한 만큼 모두 산은이 책임져주고, 매각 과정이 투명하고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4월 말~5월 초 산은 등 채권은행과 금호산업의 양해각서(MOU)가 최종 확정되면 매각 주관사 선정 등 작업을 거쳐 곧바로 매각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10월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연말까지 인수·합병(M&A) 작업이 완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회장은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삼구 전 회장의 결단과 그에 따르는 후속적인 채권단의 조치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시장 신뢰를 굉장히 높일 것으로 생각한다"며 "매각 과정은 최소 6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대한 시장의 가장 큰 우려는 박 전 회장의 개입 등으로 매각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회장은 이에 대해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이어 "매각 주체는 법률적으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라며 "하지만 채권단이 마련한 여러 안전장치를 기반으로 (금호 측이) 채권단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 문제만 해결하면 '매력적인 기업'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은 2대 항공사"라며 "일부 적자 노선은 조정할 필요가 있지만 조금만 보완되면 상당한 흑자를 낼 수 있는 매력적인 회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수자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약 3조6000억원 중 극히 일부분만 증자를 통해 확충하면 되고 또 그 부분은 회사 정상화에 활용되기 때문에 인수자에게 그만큼 더 매력적인 투자"라고 말했다.
산은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33% 전체를 인수자에게 매각하고 인수자가 이에 더해 일부 증자를 통해 자본 확충에 참여하는 형태로 기본적인 매각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인수 과정에서 채권단이 5000억원 안팎의 금융을 영구채 등 자본 확충 형태로 해줄 경우 인수자의 추가 자본 확충 부담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이 회장은 유동성 지원에 대해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25일 전에 가시적 조치, 구체적 결정이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수 기업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기업들은 표면적으로 "관심이 없다"며 신중한 분위기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SK그룹도 그룹 차원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에서 항공사업을 검토해 봤다는 정도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매각 주관사가 선정되고 매각 공고가 나오면 실제 원매자들이 수면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투자 전문 지주사를 지향하고 있는 SK(주)는 지난해 이미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작업을 하면서 항공업에 대한 스터디를 일찌감치 끝마친 상태다. 2015년 금호산업 매각에 참여한 바 있는 호반건설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한예경 기자 / 이승윤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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