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구주매각+제3자 유상증자’ 방식을 활용할 계획이다. 3자유증의 경우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금 조달이 주요 목적이지만 안정적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이 보유 중인 아시아나 지분 33.5% 팔고, 함께 인수자(3자)에게 유증을 통해 추가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3자 유증은 이사회 결의로 실시할 수 있다.
지분 매각만으로는 아시아나에 유입되는 자금이 없어 3자유증도 함께 넣은 것이다. 업계는 아시아나의 재무 안정을 되찾기 위해선 1조원 가량의 신규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구주 매각 대금 등을 더하면 아시아나 인수전은 1조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 인수자가 유증을 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안정적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다. 아시아나의 경우 2대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이 1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최대주주가 33.5%의 지분을 가진 것을 감안하면 위협적인 2대주주이다.
지난달 주주제안과 사내이사 재선임 등을 두고 한진칼과 KCGI가 갈등을 빚은 것으로 보면 금호석화의 지분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한진칼의 경우 최대주주(오너일가)가 29%의 지분을 갖고 있고, KCGI가 당시 12%(현재 13.5%)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과거 형제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갈등이 극에 달했을 때 금호석화는 아시아나 주총에서 의안을 의결할 때마다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일부 안건이 무산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외에도 최근 급등했으나 아시아나의 시가총액이 평소 1조원대로 낮은 것도 경영권을 위협하는 요소다. 한진칼도 상대적으로 낮은 시총이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이유 중 하나였다. 새 인수자가 유증이 필요한 이유다.
대주주의 낮은 지분은 2015년 금호산업 매각 당시에도 불안요소였다. 2015년 인수전에 참여한 호반건설도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인수 후 아시아나 유증 계획을 세웠다.
일부에서는 2대주주인 금호석화가 아시아나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가능성은 낮다. 금호석화는 현재 유지하고 있는 보수적 경영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기업의 현금흐름 등은 양호하지만 1조원을 웃도는 인수대금은 부담스럽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3자 유증을 실시하면 자연스럽게 금호석화가 가진 지분도 희석이 될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과 금호가의 연결고리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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