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兆·금호산업 지분 6000억 한도
금호그룹도 주가 급등에 부담
제3자 배정 유증도 잠재적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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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항공의 매각이 가시화되면서 기업 가치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달구고 있다. 그러나 인수 기업이나 계약 조건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앞서가는 주가에 우려 목소리도 크다. 증권가는 시가총액이 2조원을 넘어서면 매각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한다.
아시아나 항공의 매각이 공식화된 지난 15일 한국거래소는 아시아나항공을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재무개선 MOU 기한을 1개월 연장한 지난 5일 이후 주가는 6거래일 연속 상승, 두배인 7280원에 이르렀다.
증권가에선 주가 급등세가 지속되면 매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데에 주목하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시가총액이 1조5000억원에 육박하면서 금호산업의 지분 33.47%의 가치도 5000억원 대로 증가했다”며 “인수자 입장에서 적정 인수 가치에 대한 고민이 커지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순차입금 3조원, 영구채 850억원 외에 운용리스도 부채로 잡아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호산업에 1조원 이상 줄 이유가 없다”며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 2조원 정도, 금호산업의 지분가치 6000억원대가 한계치”라고 평가했다.
IB업계에 따르면, 매출규모나 운수원 슬롯 등을 감안할 때 시장에서 평가하는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 최대치는 대한항공 시총 절반 수준이다. 매각 프리미엄을 가산해도 시총이 2조원을 넘기면 자칫 매각 자체가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액은 7조1833억원으로 대한항공의 13조 202억원의 절반을 소폭 상회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재무건전성이 나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주가가 지나치게 뛰는 것은 금호그룹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주가가 오를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낮게 부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구주매각과 동시에 이뤄질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잠재적 변수다. 유상증자 규모로는 6000억~1조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당장 오는 25일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등 올해 갚아야 할 돈이 1조3000여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제3자 배정 방식이지만 인수기업의 자금 사정에 따라 신주가 시장에 풀릴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주가 희석 효과도 동반된다. 이종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가 대규모로 이뤄지면 투기적 수요로 오른 부분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간이 주가가 폭등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금호석유를 주목하고 있다. 금호석유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11.98%를 보유하고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호석유가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은 채권단과의 합의에 따라 언젠가는 처분해야 할 몫”이라며 “취득단가가 4200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평가차액만 730억원에 달하는 만큼 매각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원호연ㆍ강승연 기자/why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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