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속전속결'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르면 다음달 중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산업은 15일 오전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이 높은 몸값을 유지하고 있을 때 최대한 빠른 속도로 매각을 진행할 방침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을 위한 주간사 선정,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매각 절차를 신속하게 밟아나간다는 계획이다. 채권단은 이날 오후 회의를 열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이 같은 내용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금호산업 이사회 직전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찾아가 이동걸 회장과 회동하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의사를 전달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0일 채권단에 박 전 회장 퇴진과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매각 등을 담은 자구계획을 내놓고 채권단에 5000억원 자금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채권단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이번에는 아시아나항공 자체를 매각하는 수정 자구계획을 내놓게 된 것이다.
이날 오전 금호아시아나 측에서 수정된 자구계획을 전달받은 산업은행은 오후에 채권단 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채권단은 자금 지원과 함께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을 포함한 양해각서(MOU)를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는 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MOU 기간은 종전과 동일한 1년이고, 주요 내용으로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강제하는 문구가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이른 시일 내에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매각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유동성 부족, 신용등급 하락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채권단의 자금 지원은 우선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후순위 담보로 해서 이뤄질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자회사도 가급적 통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자회사 통매각이 성사되면 매각가는 더욱 뛸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되면서 SK, 한화, CJ, 애경 등 그룹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인수를 부인하고 있지만 누가 가져가더라도 항공업계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시장 반응도 폭발적이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매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코스피에 상장된 금호아시아나그룹 주식이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금호산업(우선주 포함), 아시아나IDT 등이 개장 직후부터 상한가를 이어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은 채권단과 금호가 MOU를 체결하는 대로 시작되고 (최종 마무리까지) 여러 달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한예경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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