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그룹이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방안 등을 포함한 경영 정상화 자구계획 수정안을 의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그룹은 지난 9일 박삼구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을 담보로 채권단에 5,000억 원 지원 요청 등 자구안을 제출했으나 채권단은 거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5일 만기도래하는 600억 원의 회사채 만기에 대응하지 못하면 장래매출 채권을 담보로 발행한 1조원이 넘는 자산유동화증권(ABS)들을 조기 상환해야하는 상황이다. 15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모습. 2019.4.1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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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결국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할 것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관련주들이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앞두고 매각 이후를 전망,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호그룹 관련주들 뿐 아니라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이 있는 그룹주들 역시 상승세다.
15일 오전 11시 22분 현재 금호산업 관련주들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금호산업우는 이날 오전 일찌감치 4만9050원으로 상한가(29.93%)까지 치솟았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전 거래일 대비 30% 오른 7280원, 금호산업은 29.61% 오른 1만5100원, 아시아나IDT는 29.78% 오른 2만310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에어부산 역시 29.66% 오른 9060원에 거래 중이다.
금호산업은 이날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금호아시아나항공 매각 관련 논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3.47%를 보유한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을 내리면, 아시아나 지분 처분 등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앞서 지난 10일 박삼구 전 회장은 오너 일가의 지분 담보, 박 전 회장의 영구 퇴진 등을 담은 자구책을 제시하며 5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요청했지만, 채권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자구책에 대해 포기하는 것 없이 추가 자금만 요청하는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외에는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시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긍정적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매각이 성사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새로운 대주주를 맞이함에따라 재무구조를 개선하게되고 비용을 절감하게 될 것"이라며 "신용등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은 3조1000억원, 연간 이자비용만 1635억원에 달한다. 강 연구원은 "조달금리가 1%포인트만 하락해도 310억원의 세전 이익 개선이 가능한데, 이는 올해 예상 세전이익 전망치(350억원) 대비 88.6%에 해당한다"며 "유상증자 등 자본보충으로 추가적인 차입금 축소 및 이자비용 감소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설이 기정 사실화되자 투자자들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만한 기업을 찾아 베팅을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유동성이 풍부한 SK그룹과 한화그룹,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 등의 인수 가능성이 나온다.
이날 오전 11시30분 한화우는 2만8300원으로 일찌감치 상한기(29.82%)를 기록했다. 한화역시 전거래일 대비 2.4% 오른 3만2000원에 거래 중이다. SK네트워스우는 7만900원으로 상한가(29.85%)를 기록했고, SK우는 10.2% 오른 16만2000원을 기록 중이다. 애경그룹의 제주항공은 전거래일대비 3.88% 오른 4만2800원에 거래 중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자는 금호산업이 보유한 지분을 매입하고 연내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1조2700억원)까지 해결해야 아시아나항공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며 "대규모 자금력뿐 아니라 항공업에 대한 높은 이해로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포지셔닝을 극복해 궁극적인 경쟁력 회복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각될 경우 종속회사의 분리 매각 가능성은 축소된다"며 "당초 종속회사인 저비용항공사가 매물로 나올 경우 운수권과 공항 슬랏 확보, 경쟁사 방어 등의 유인으로 기존 플레이어들의 참여가 예상됐지만, 이들은 대부분 보잉기 운영사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운영해온 에어버스(A321) 기단 자체는 운용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어 큰 매력은 아닐 것"이라고 봤다.
박보희 기자 tanbbang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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