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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인수

[아시아나항공 운명의 날] 채권단 압박에 결국 백기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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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자금부담 가중 우려에

"현금 만들어 갚아라" 요구

금호도 그룹 분해보다 매각 고려

내부 불만에 안건 통과는 미지수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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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예상보다 일찍 아시아나항공 매각 카드를 꺼내 든 것은 1차 자구안에 대해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강한 불만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특히 “아버지가 물러나고 아들이 물려받는다고 하는데 뭐가 다르냐”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말에 그룹이 공중분해될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느꼈다고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들은 전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9일 5,000억원의 유동성 지원을 대가로 박 전 회장의 부인과 딸이 보유한 지분 4.8%를 담보로 제공하고 자회사 등 보유자산을 매각하는 한편 수익성 개선 등을 확약하는 자구계획안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채권단은 박 전 회장의 사재 출연이나 유상증자 등 실질적인 방안이 없다는 점과 함께 박 전 회장의 경영 일선 퇴진과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경영승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자구계획안을 거부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후 채권단 실무진과 재협의를 진행해왔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도 12일 “자구안에 대해 채권단과 함께 성실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추가 자구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2차 자구안도 채권단의 신뢰를 얻기에는 부족할 것이라는 예상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압박했다. 애초 2차 자구안으로 △경영정상화 기간 1년으로 단축 △추가 유동성 확충 방안 구체화 △3세 경영 배제 등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에 채권단의 반응은 싸늘했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심각한 재무상황에서 돈이 될 수 있는 자구안이 아니라면 받아들이기 어렵다. 대출과 지급보증이 많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의 자금 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기 도입 시 외상으로 사오고 리스금융을 하는 아시아나의 리스금융 보증액은 대출액의 3~4배에 이를 만큼 금액이 훨씬 많다. 실제 수출입은행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대출금액은 700억원 정도지만 리스금융 보증액이 3배나 많은 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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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추가 자구안에 포함돼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된다고 하더라도 금호산업 이사회에서 당장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그룹이 채권단의 압박에 떠밀려 이렇다 할 의견을 내놓을 겨를도 없이 매각을 결정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내부에서는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는 여전히 최소한의 출혈로 양해각서를 체결하려 하고 채권단은 아시아나 지분 매각을 포함해 현금을 만들어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올 경우 유력 인수후보로 SK그룹·한화그룹을 비롯해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을 운영하고 있는 AK그룹 등을 꼽고 있다.
/박성호·서민우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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