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주권침해, 중국 선박 철수해야"…中 "우리 영토"
남중국해 티투 섬 |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 필리핀명 칼라얀 군도)에서 중국과 필리핀의 영유권 갈등이 고조되면서 양국 간 설전도 가열되고 있다.
스프래틀리 제도에서 필리핀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티투섬(중국명 중예다오, 필리핀명 파가사) 주변 해역에 지난 1월부터 최소 275척의 중국 선박이 정박하거나 항해하며 압박하자 필리핀이 발끈한 것이다.
13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 외무부는 지난 4일 성명에서 중국 선박의 움직임을 "필리핀의 주권을 침해하는 불법 행위"라고 비판했고, 같은 날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이 파가사섬을 건드리면 군에 자살 임무를 지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10일 중국 선박의 철수를 요구했다.
이에 중국은 지난 11일 공식 입장을 통해 영유권을 주장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난사군도는 중국 영토"라면서 "충분한 역사적, 법적 근거가 있다"고 반박했다.
루캉 대변인은 또 "수천년간 중국 어민들이 이 해역에서 어로 활동을 해왔다"며 "그들의 권리가 도전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중국해와 관련한 분쟁은 중국과 필리핀을 포함해 직접 당사국 간 교섭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두테르테 대통령의 입인 파넬로 대변인이 12일 다시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평화로운 교섭을 통해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는 말에 동의하지만, 중재 판결이 이미 나왔다"고 지적했다.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가 2016년 7월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필리핀은 그동안 이 판결의 이행을 요구하지 않았다.
파넬로 대변인은 또 "중국은 분쟁해역에서 필리핀 어민의 어로 활동을 위태롭게 하는 행위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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