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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버닝썬 사태

해외로 여성들 부른 승리, 여행경비=성매매 대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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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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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은 성매매알선·특경법상 횡령 입증에 달려
경찰이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와 유인석(35) 전 유리홀딩스 대표를 클럽 버닝썬 자금 횡령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경찰은 버닝썬 자금 5억여원이 유리홀딩스와 관련 있는 법인 계좌로 흘러 들어간 정황을 파악하고 11일 유리홀딩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승리가 받는 혐의를 죄명으로만 분류하면 성매매알선, 식품위생법 위반, 불법동영상 유포, 횡령, 증거인멸 등으로 5개다. 이 중 성매매알선과 횡령 혐의 입증 정도에 따라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경찰이 승리의 횡령액이 5억원을 넘어갔다고 본 만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에 해당해 처벌수위가 높아지고 성매매 알선 역시 구속이 가능한 혐의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승리·유인석 관련 회사에 버닝썬 돈 5억여원 입금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해 버닝썬 계좌에서 빠져나간 돈이 컨설팅회사인 네모파트너즈와 승리가 운영했던 주점 몽키뮤지엄 계좌로 입금된 정황을 포착했다. 네모파트너즈는 유씨가 근무했던 회사다. 네모파트너즈와 몽키뮤지엄에 입금된 금액은 각각 2억6400만원으로 합치면 5억2800만원이다. 유리홀딩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에는 이 같은 내용이 기재됐다고 한다. 수사팀은 두 회사가 승리와 유씨가 대표로 있던 유리홀딩스와 직‧간접적으로 관계가 있다고 보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버닝썬이 회계 결산을 하기 전 지분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적법한 절차 없이 수익금을 배당받았다고 보고 있다.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 투자자에게 돈이 입금됐기 때문에 횡령으로 적용하는 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돈이 승리나 유씨 개인에게 흘러 들어갔는지에 대해서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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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석 유리홀딩스 전 대표.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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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에서 두 회사로 빠져나간 5억원가량의 돈이 유리홀딩스나 개인에게까지 전달됐는지가 향후 수사에서 밝혀야 할 쟁점이다. 관련 정황이 나온다고 해도 버닝썬이 상장회사가 아닌 만큼 수익금에 대한 주주 배당을 불법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 법적 공방이 있을 전망이다. 앞서 경찰은 승리를 비공개로 소환해 조사하면서 버닝썬 자금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횡령 아닌 브랜드 사용료·컨설팅 비용·배당금 가능성
승리는 경찰 조사에서 “몽키뮤지엄에 입금된 2억6400만원은 몽키뮤지엄이라는 브랜드를 버닝썬에서 사용하는 비용으로 정당하게 받은 것이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닝썬이 문을 닫기 전까지 몽키뮤지엄존이라는 이름의 DJ 부스를 운영하면서 그 브랜드 비용을 지불했다는 것이다. 수사팀은 네모파트너즈가 버닝썬의 중국 진출과 관련해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은 파악했지만 컨설팅 비용으로 2억원 이상이 지급된 것을 두고 횡령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버닝썬의 지분의 42%를 갖고 있는 전원산업과 20%를 가진 대만인 투자자 린사모도 투자 수익금을 불법적인 경로로 회수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린사모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안모씨가 관리하던 대포통장 15개에 버닝썬으로부터 수억원이 입금된 정황을 이미 확보했다. 안씨를 통해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갔을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전원산업의 경우 버닝썬이 입점한 건물의 임대료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수익금을 빼돌린 정황이 나와 11일 경찰에 압수수색을 당했다.

'여행경비=성관계 대가' 성립할까
한편 승리의 성매매 알선 혐의는 해외 생일파티에 여성들을 초대하면서 내준 여행경비를 성매매 대가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경찰에 따르면 승리는 2017년 필리핀 팔라완섬에 유흥업 종사 여성 8명을 부르면서 항공료 등을 대신 지불했다. 실제 팔라완섬에서 승리의 지인이 이 여성들 중 한명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진술까지 확보했다고 한다. 그러나 여행경비 외에 금전 거래가 따로 이루어진 정황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팔라완섬에 참석했던 유흥업 종사 여성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마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승리는 경찰 조사에서 여행경비를 내준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성매매 대가가 아니고 성별을 불문하고 다른 지인들에게도 똑같이 경비를 지불했다. 유흥업 종사자는 맞지만 성매매 업소와는 관련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구속영장 신청을 준비하면서 승리가 이 여성들을 팔라완섬에 데리고 가는 대가로 성관계에 대해 명시했는지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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