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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영국, 브렉시트 10월31일까지 두 번째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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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브렉시트 시기를 오는 10월말까지 추가 연기하기로 결정한 유럽연합(EU) 특별정상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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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로 예정됐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6개월 더 연기됐다. 아무런 준비 없이 EU를 떠나야 하는 ‘노딜’ 브렉시트 위기는 넘겼지만 향후 10월까지 영국 정부가 의회 승인을 얻어낼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EU 27개국과 영국이 브렉시트 연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브렉시트 시기를 오는 10월31일로 늦추되 그 이전에라도 영국 의회가 합의안을 통과시키면 영국이 EU를 탈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5월22일까지 EU를 탈퇴하지 못할 경우 영국은 5월23~26일까지 치러지는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기로 했다. 불참하면 6월1일에 자동으로 EU를 탈퇴하게 된다. 이외에 EU 27개국 정상들은 6월30일에 다시 만나 브레시트 관련 진행상황을 확인하는 ‘중간점검’을 하기로 했다.

투스크 상임의장은 “해법을 찾기에 충분한 시간을 줬다. 영국은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이제 국익을 위해 (영국 내부의) 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와 영국의 브렉시트 연기 합의는 이번이 두 번째다. 메이 총리는 지난달 20일 EU에 애초 3월29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를 6월 말까지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으며 탈퇴 시기를 4월12일로 연기하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합의안이 의회에서 세 번째로 부결되고 의회의 자체적인 대안 마련 노력도 실패하자 메이 총리는 지난 5일 EU에 6월30일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해달라고 재요청했다.

가디언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긴급 EU 정상회의에 참석한 27개국 정상들은 6시간 동안 격론을 벌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대립했다. 메르켈 총리는 ‘노딜’ 위험을 피해야 한다며 장기 연기를 허용해 줄 것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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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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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대통령은 “영국이 장기간 EU 회원국으로 남을 경우 책임 있는 행동을 한다는 보장이 없고 EU의 의사결정을 방해할 수 있다”며 단기 연기를 주장했다. 프랑스를 제외한 26개국 정상들은 독일에 동조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자정을 넘기고서야 타협안이 나왔다. 10월31일은 현 EU 집행위원회 임기가 끝나는 날이다.

영국은 ‘노딜’ 고비를 넘겼지만 정부 합의안에 대한 의회 승인은 여전히 풀기 힘든 숙제다. 메이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EU와의 합의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면서 “노동당과의 협의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보수당 내 강경파의 반대로 합의안 통과가 어렵게 되자 “노동당과의 협의를 통해 타협안을 마련하겠다”며 노동당에 손을 내민 상태다.

노동당은 메이 총리의 입장에 큰 변화가 없다며 불만을 드러내는 등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동당은 EU 관세동맹 잔류와 제2국민투표를 주장하지만 제2국민투표를 둘러싸고 찬반이 갈리는 등 내부에서조차 의견 차이가 심하다. 보수당 일각에선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같은 초강경파를 새 총리로 세워 재협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AP통신은 “새롭게 얻은 시간을 두고 영국 내부에서 전투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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