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유착' 전직 경찰에 중고차 싸게 산 경찰 간부, '김영란법 위반' 입건

서울 강남경찰서 [연합뉴스]

클럽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고리로 지목된 전직 경찰 강모(44)씨에게 시세보다 싼 가격에 중고차를 구매한 현직 경찰이 입건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5일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근무했던 석모 과장을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석 과장은 지난해 1월 강씨에게 청탁금지법이 제한하는 액수를 넘어서는 금액을 할인받아 차량을 매입한 혐의를 받는다. 현행 청탁금지법상 공직자는 동일인에게 1회 100만원 또는 1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아서는 안 된다.

경찰은 지난달부터 석 과장에 대한 내사를 진행해왔다. 지난해 7월 버닝썬 미성년자 출입사건 당시 강씨에게 부탁을 받은 석 과장이 영업정지를 피하도록 ‘봐주기 수사’를 하고 그 대가로 클럽 측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했는지에 대해서다. 경찰은 사건 당시 강씨와 석 과장이 통화를 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유착 의혹에 대해 파헤치던 중 이같은 정황을 포착해 입건했다.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현직 경찰이 입건된 것은 한달여 만이다.

강씨와 석 과장은 2010∼2011년 강남서에서 같이 근무한 사이다. 강씨는 버닝썬 직원에게 석 과장과 과거에 같이 근무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미성년자 출입 사건에 대해서도 알아봐 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강씨와 석 과장이 버닝썬 개장 이전부터 친분이 있었고, 이 친분을 유지해오다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 사건 때도 연락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브로커 의혹을 받는 전직 경찰 강모(44)씨 [중앙포토]

앞서 경찰은 지난달 22일 특정범죄가중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강씨를 송치했다. 강씨는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마하는 과정에서 이모(46) 버닝썬 공동대표와 강남서 경찰관들 사이에서 금품을 전달하며 브로커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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