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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리뷰]'로망', 부부·가족애의 중요성…치매 문제의 따뜻한 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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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영화 '로망' 포스터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하나보다는 둘이 낫지”

영화 ‘로망’은 정신줄은 놓쳐도 사랑줄 꼭 쥐고 인생 첫 로망을 찾아 떠나는 45년 차 노부부의 삶의 애환이 스민 아른아른 로맨스. 부부 동반 치매 소재를 영화에서 처음으로 다뤄 의미가 있다.

가부장적인 아버지, 헌신적인 어머니, 철없는 아들, 똑 부러지는 며느리, 사랑스러운 손녀로 구성된 가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어디서 본 듯한 가족으로 신선함은 없을지 몰라도 그만큼 공감은 쉽사리 된다.

이들의 평범한 일상을 비춰주며 영화가 본격 시작된다. 소소한 재미로 극을 이끌어가더니 부부 동반 치매에 이르는 과정을 늘이지 않고 빠르게 전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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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망' 스틸


‘로망’에서는 자타공인 베테랑 배우 이순재, 정영숙이 부부로 만났다. 이들은 대한민국 전형적인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을 자연스레 그림과 동시에 치매가 걸린 후 디테일한 연기로 몰입도를 한층 더 높인다. 눈빛, 손짓만으로도 우리네 아버지, 어머니 같아 가슴이 아리다.

더욱이 이순재, 정영숙이 극중 분한 ‘조남봉’, ‘이매자’가 기억이 날 때마다 서로에게 남겨놓은 진심의 메시지에는 눈시울이 절로 붉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조한철, 배해선 그리고 진선규, 박보경이 출연, 환상적인 연기 앙상블을 완성했다. 조한철, 배해선의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 소화력은 우리가 부모님을 대하는 태도를 돌아보게 만든다. 이에 가족 드라마로서의 감동도 선사한다. 진선규, 박보경의 경우는 실제 부부 사이로 이순재, 정영숙의 과거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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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망' 스틸


무엇보다 ‘로망’은 고령화 치매 사회의 문제를 자극적이지 않고 담담하게 반영해 뜻 깊다. 기억이 흐릿해지면서도 먹고 사느라 잊었던 로망이 점점 더 선명해지는 과정을 통해 부부애 그리고 가족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치열하게만 살아온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준다. 하지만 무겁지만은 않다. 중간 중간 웃음 포인트도 꽤 존재한다.

물론 스토리가 단조로워 예상 가능하게 흘러가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지겹지는 않다. 가족을 소홀히 했던 후회의 감정 그리고 일상의 감사함에 차츰 젖어들게 된다. “꾸준히 달리면 세월이 보장해줄 줄 알았지”라는 ‘조남봉’(이순재)의 대사가 꽤 짙은 여운을 남긴다.

연출을 맡은 이창근 감독은 “누구에게나 끝은 온다. 그게 언제인지 아무도 모르기에 희망이 있고, 그 안에서 행복이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인지 모르는 끝을 향해 살아가며 내 옆의 누군가를 돌아본다면 조금 더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고 강조했다. 부부 그리고 부모와 자식 등 온 가족이 함께 보면 더 좋을 ‘로망’이 가족 필람 무비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개봉은 오늘(3일).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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