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클럽, 버닝썬이 있는 서울 강남의 르메르디앙 호텔입니다. 이 호텔은 전원산업이라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데 전원산업은 버닝썬의 지분 42%를 보유한 최대 주주기도 합니다. 때문에 버닝썬의 진짜 주인은 전원산업이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이 의혹을 취재하던 저희 끝까지판다팀이 버닝썬 직원들의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했습니다. 한밤중에 직원들이 호텔 맞은편에 있는 한 건물로 가서 버닝썬에 있던 자료를 없애고 또 다른 곳으로 급히 옮기는 모습을 확인한 겁니다.
호텔 맞은편에 있던 그 건물은 그럼 버닝썬과는 무슨 관계인지, 또 직원들이 숨기려고 했던 그 자료는 대체 무엇일지 먼저 김종원 기자 리포트 보시고 내용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자정이 가까운 시간. 지난 2월 영업이 중단된 클럽 버닝썬에서 여성 두 명이 걸어 나옵니다.
얼굴에는 마스크를 하고 모자도 깊이 눌러 썼습니다. 여성 한 명은 양팔에 짐까지 한 아름 들고 있습니다.
버닝썬에서 나온 이들은 르메르디앙 호텔 맞은편에 있는 3층짜리 건물로 들어갑니다.
자정이 지나면서 건물의 불이 다 꺼졌지만, 이들이 들어간 사무실 방에서만큼은 문틈으로 불빛이 계속 새어 나옵니다.
새벽 3시, 이번에는 검은색 옷을 입은 한 남성이 도착해 사무실에 합류합니다.
이들이 심야에 나와 작업하고 있는 건물이 어떤 곳인지 알아봤습니다.
3층짜리 건물이 위치한 곳은 르메르디앙 호텔 바로 맞은편 호텔 외부 주차장 부지, 호텔 직원들이 호텔과 이 건물을 수시로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호텔 직원들이 사무를 보는 르메르디앙 사무동 건물이었습니다.
해당 건물의 등기부 등본을 떼 보니 건물의 소유주는 다름 아닌 르메르디앙 호텔의 소유주이자 버닝썬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는 전원산업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르메르디앙 호텔의 사무동에서 밤샘 작업을 한 사람들은 누굴까.
취재 결과 새벽 3시에 나타난 남성은 한 연예기획사에서 임원으로 일했던 이 모 씨.
이 씨의 연예기획사는 클럽 버닝썬과 DJ 출연 계약을 맺었던 회사인데 르메르디앙 호텔의 직원도 아닌 이 씨가 심야에 호텔 사무실을 오가며 작업한 겁니다.
취재진의 질문에 이 씨는 "먼저 작업을 하고 있던 여성이 밤샘 작업에 필요한 일손이 필요하다고 부탁을 해 도와주러 간 것뿐"이라며 "해당 여성은 과거 버닝썬 직원으로 르메르디앙 호텔에도 소속이 돼 있었기 때문에 호텔 사무실을 드나들 수 있었다"라고 답했습니다.
버닝썬의 실소유주가 르메르디앙 호텔이라는 의혹이 더욱 짙어지는 대목입니다.
수상한 일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자 건물에서 20ℓ 크기의 쓰레기봉투 두 개가 나옵니다.
쓰레기봉투 안에는 잘게 파쇄된 종이가 한가득 들어 있습니다.
그렇게 날이 밝고 오전 11시 반, 마스크를 한 여성과 이 씨가 이번에는 A4 상자 두 개를 들고나오더니 소형 화물차를 불러 어디로인가 보냅니다.
버닝썬 전 직원과 버닝썬과 관계를 맺었던 한 기획사 직원의 심야 증거인멸 정황으로 보기에 충분한 상황.
하지만, 이 씨는 화물차에 실려 보낸 상자에 대해 "국세청에서 요청한 자료가 있어서 버닝썬 매출 영수증 등을 정리해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상식적이지 않은 자료 제출 방식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지난 2월 버닝썬을 압수수색했습니다.
하지만, 심야에 벌어진 버닝썬의 증거인멸 정황으로 볼 때 클럽의 상당수 자료가 압수수색이 있기 이전에 이미 클럽이 아닌 호텔의 다른 건물로 빼돌려져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SBS 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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