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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트럼프 “시리아 골란고원은 이스라엘 주권”…국제사회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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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와 회담… ‘브로맨스’ 과시 / 유대인 표심 얻고 총리 5선 지원/ 유엔총장 “골란고원, 시리아 영토” / 중동·러 등 ‘국제법 위반’ 비난 빗발

세계일보

시리아 골란고원 주권을 놓고 미국과 국제사회가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미국이 시리아 골란고원에 대해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한 반면에 유엔은 시리아의 주권을 재확인하며 맞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스라엘의 시리아 골란고원 주권을 인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하기 전 열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공동회견에서 “한참 전 미 행정부가 해결했어야 할 문제다. 내가 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국 관계가 (지금보다) 더 강해진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늘은 정말 역사적인 날”이라며 “이스라엘은 당신(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좋은 친구를 결코 가져본 적이 없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포고문 서명은 취임 이후 줄곧 보여온 친이스라엘 행보의 일환이다. 앞서 그는 지난 2017년 12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고 선언했고, 지난해 5월 자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시켰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 내 유대계 지지기반을 다지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한편으론 다음달 9일로 예정된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네타냐후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지원사격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5선’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중도 성향 야권연대의 위협을 받고 있는 데다 부패 혐의로 기소될 위기에 처하며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미국을 방문한 이유도 미국과 이스라엘 간 돈독한 관계를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을 노렸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이 같은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골란고원 지위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시리아 영토’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당사자인 시리아 외교부의 한 소식통도 국영 사나통신에 “시리아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명백한 공격”이라고 반발했다. 터키·레바논·러시아 외무부도 한목소리로 ‘국제법 위반’이라며 중동 지역 내 정세 악화를 우려했다.

골란고원은 이스라엘이 그동안 자신들의 땅임을 주장해온 영토다. 이스라엘은 1967년 6월 아랍과 벌인 일명 ‘6일전쟁’에서 승리해 골란고원을 점령했다. 이후 1981년 ‘골란고원법’을 제정해 자신들 영토로 병합했지만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결의를 통해 이를 불법 점령으로 규정하고 이스라엘의 철수를 촉구해왔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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