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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최민수의 외할아버지 강홍식은 왜 북으로 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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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역사가 한상언, 월북영화인 시리즈 1~3권 발간

일제강점기 활동 문예봉·강홍식·김태진 평전

김연실·심영·주인규 등 7명 후속 작업 예정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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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아 올 한해 다양한 기념사업이 펼쳐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북한영화와 월북영화인을 조명한 책이 시리즈로 나와 눈길을 끈다. 한국영화사 연구자 한상언 박사가 쓴 <월북영화인 시리즈>(총 10권)다.

1차분으로 세 권이 먼저 출간됐다. 1권은 <‘빨치산의 처녀’가 된 ‘삼천만의 여배우’: 문예봉 전>, 2권은 <북한 최초의 예술영화 ‘내 고향’의 연출자: 강홍식 전>, 3권은 <배우로 출발, 극작가로 살다: 김태진 전>이다. 삼천만의 여배우라 불리며 1930년대 중반 이후 식민지 조선영화를 상징했던 배우 문예봉, 영화배우이자 가수로 활동하며 조선 최고의 스타로 군림했던 강홍식, <아리랑>(1926)에 출연한 미남 배우이자 1940년대에는 극작가로 활동한 김태진 등 그동안 월북영화인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던 이들의 평전과 자료를 담았다. 후속편에서 다룰 월북영화인은 배우 김연실·심영·주인규, 연출가 강호·박학·윤용규, 시나리오 작가 추민 등이다. 이들 10명은 일제강점기부터 연출가, 배우, 시나리오 작가로 활약하며 한국영화사의 한 축을 담당한 중요한 인물들로, 월북 이후에는 북한 영화산업을 일군 북한영화의 개척자라고 글쓴이는 설명한다.

한 박사는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2007~2009년 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 영화 분야 편찬위원을 맡아 살펴보니 친일 영화인 중 상당수가 북한으로 갔더라. 그들이 왜 친일을 하다 해방 뒤 좌익 활동을 하고 월북하게 됐는지 호기심이 생겼다. 그게 이 책을 내게 된 발단”이라고 말했다. 2011년 한 탈북자의 말을 인용해 배우 최민수의 외할아버지이기도 한 월북영화인 강홍식이 요덕수용소에서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다고 보도한 신문 기사를 보고 “강홍식의 삶에 대한 전후 맥락을 빼고 북한을 악마화하기 위한 악의적인 기사”라고 생각한 그는 강홍식에 대한 짧은 전기를 인터넷에 올렸다. 이후 이런 작업을 책으로 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여러 출판사에서 난색을 표하자 그는 아예 한상언영화연구소 이름으로 직접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한 박사는 “분단 이후 월북영화인을 일부러 빼거나 활동을 축소해서 다뤘고, 그들의 작품 또한 필름이 대부분 사라져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한국영화사 100년이라고 하는데, 이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북한으로 간 영화인에 대한 평가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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