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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버닝썬 사태

밥값 진술 갈리고, 골프 예약은 가명…버닝썬 수사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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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빅뱅의 승리. 오른쪽 사진은 버닝썬 사건과 관계 없는 골프장 사진 [중앙포토ㆍ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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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경찰청 소속 윤모 총경과 빅뱅 승리(29ㆍ이승현), 유리홀딩스 대표 유인석씨가 식사ㆍ골프 자리를 함께 했다는 시기와 장소에 대한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경찰은 각 당사자의 진술을 바탕으로 CC(폐쇄회로)TV와 카드결제, 통화내역을 대조해 이들이 함께 식사ㆍ골프 모임을 가진 구체적인 시점과 장소를 좁혀가고 있다고 25일 설명했다.

윤 총경은 승리와 가수 정준영(30ㆍ구속) 등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경찰총장’이라고 부른 인물이다. 유리홀딩스는 버닝썬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다.

승리는 최근 조사에서 윤 총경과의 관계에 대해 “2017년 초 유씨 소개로 처음 만났고, 2018년까지 4차례 식사를 함께 했을 뿐 청탁 관계는 전혀 없었다”며 “밥값 계산도 윤 총경이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말이 사실이면 윤 총경과 승리에게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경찰은 승리가 김영란법(부정청탁방지법) 위반이나 뇌물 공여 의혹 등을 피해가기 위해 이 같은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다른 관계자의 진술과 각종 정황이 일치하는지 비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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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버닝썬 관련 공권력 유착 진상규명과 엄중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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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식사비 계산을 모두 윤 총경이 했다’는 건 현재로선 어디까지나 승리의 주장일 뿐”이라며 “윤 총경, 유씨, 참고인을 포함해 모든 당사자 간 진술에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앞으로 그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간이 몇년 지난 일이어서 그런지 만난 장소와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에서 맞지 않는 부분이 꽤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특히 골프장 이용 내역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애를 먹고 있다. 이들은 각자 골프장에 갔던 시기와 장소를 진술했지만, 실제 골프장이 보관하고 있는 이용자 명단엔 가명으로 등록돼 있어서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골프장이 수사 협조 차원에서 제공해줄 수 있는 정보로는 이들의 엇갈린 진술 중 어떤 게 정확한지 파악하기 힘든 상태”라며 “그 이상의 정보를 제공받기 위한 절차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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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FT아일랜드 최종훈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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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윤 총경은 본인이 버닝썬 관계자들과의 유착 의혹을 조기에 벗기 위해 승리나 유씨와의 대질신문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윤 총경 자신이 유씨 등을 상대로 기억을 떠올리게 해, 본인 진술이 사실이라는 점을 밝히고 싶어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 추가로 필요한 부분이 충분히 확인되면 그때 대질신문을 검토해볼 수는 있다”고 말헀다.

이날 민갑룡 경찰청장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윤 총경보다 높은 계급의 경찰 인사가 연루된 정황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부분을 조사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뚜렷하게 확인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총경의 부인인 김모 경정이 승리 측근인 FT아일랜드 최종훈으로부터 콘서트 티켓을 받은 사실을 인정한 것과 관련해선 “일차적으로 e메일로 조사했고 추가로 조사할 필요가 있어서 당사자와 귀국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경정은 현재 말레이시아 공관에 외교관 신분으로 근무 중이다.

최선욱ㆍ손국희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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