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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 호텔
클럽 버닝썬이 서울 강남의 5성급 호텔인 르메르디앙 호텔로부터 지하 1층 공간을 헐값에 임대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르메르디앙 호텔 운영사인 전원산업이 버닝썬의 실소유자로서 가게 임대료를 대폭 할인해줬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마약, 성범죄 등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는 클럽 버닝썬의 운영에 전원산업이 깊숙이 개입한 의혹이 속속 드러나면서 경찰이 클럽 지배구조의 '정점'을 향해 수사의 칼끝을 겨눌지 주목됩니다.
25일 버닝썬 운영 등을 잘 아는 관계자들에 따르면 버닝썬은 월 임대료 1천600여만원을 내는 조건으로 2018년 2월부터 5년간 르메르디앙 호텔과 임대차계약을 맺었습니다.
르메르디앙 호텔의 건축물대장을 보면 위락시설(유흥주점) 면적이 총 862.43㎡(약 260평)로 표기돼 있습니다.
버닝썬 영업장이 있던 곳은 지하철역·대로와 인접한 서울 강남의 5성급 호텔 건물의 입지, 260평에 달하는 규모, 유흥주점의 특수성 등을 볼 때 임대료가 지나치게 낮다는 것이 호텔 주변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입니다.
강남의 오피스 임대 전문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하철역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떨어진 논현동의 다른 지하 1층 사무실은 전용면적 214평에 월 임대료가 2천920만원 정도"라며 "면적이 더 넓고 입지가 좋은 버닝썬의 임대료가 1천600만원이라면 너무 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서울 (강남)에 200평대 건물 임대 공간 자체가 별로 없고, 유흥업소는 특히 허가가 좀처럼 나오지 않기 때문에 건물주가 부르는 게 값"이라며 "일반적인 경우라면 그 정도 면적에 월 임대료가 최고 4천만원을 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르메르디앙 호텔과 버닝썬이 월 1천600여만원에 불과한 헐값 임대차계약을 맺은 배경으로는 호텔 운영사인 전원산업이 버닝썬 내 각종 설비 비용으로 10억 원을 부담한 것을 5년에 걸쳐 회수하기 위한 계산에 따른 것이었다는 증언이 나옵니다.
버닝썬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초 임대차계약은 전원산업이 낸 설비 투자비용을 회수하려는 목적이었고, 이후 버닝썬 매출이 많이 늘어나자 호텔 측이 월 임대료를 1억 원으로 올려 챙긴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원산업과 버닝썬의 관계가 건물주-단순 세입자의 범위를 벗어나는 정황은 여러 경로를 통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전원산업의 2017년 감사보고서에는 전원산업이 버닝썬(엔터테인먼트)의 지분 42%를 출자했다는 내용이 명기돼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는 전원산업이 자본금 5천만원짜리 버닝썬에 10억 원을 대여해준 사실도 드러나 있습니다.
버닝썬의 자본금이 대여금의 20분의 1에 불과한 상황임에도 거액의 대여금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전원산업이 버닝썬의 실소유주라는 의심은 더욱 짙어집니다.
2017년 12월 1일부터 전원산업의 등기 이사로 재직하다 지난달 버닝썬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돌연 사임한 버닝썬 공동대표 이 모 씨는 버닝썬 지분의 8%를 갖고 있습니다.
전원산업 안팎에서 이씨가 이 회사의 이 모 회장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점을 고려하면 전원산업은 이 대표의 우호 지분까지 합쳐 버닝썬 지분의 절반을 가진 셈입니다.
버닝썬 MD들이 호텔 시설을 제집처럼 드나들며 사용했다는 목격담도 나옵니다.
이 관계자는 "버닝썬 직원들은 호텔 묵인하에 호텔 내 사무실을 함께 쓰며 경리 업무까지 봤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클럽 MD들은 지하 4층의 호텔 직원식당을 이용했는데, 호텔 직원들 사이에서는 '왜 버닝썬 직원들이 식당까지 들락거리냐'며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면서 전원산업을 단순한 임대차 계약 당사자로 보는 건 무리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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