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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정부 산하기관이냐 독립이냐...갈길 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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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독립' 위한 제언 나와…전문가들 "국가·시민사회 '투트랙' 운영돼야"

이투데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6간담회실에서 정춘숙 의원실이 주최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연구소, 어떻게 가야하나' 간담회가 진행됐다.(김소희 기자 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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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문제 연구소'는 독립성과 지속성을 가진 기구여야 합니다. 이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법은 독립법률을 제정해 기구를 설립하는 것입니다. 가칭 '여성인권과평화센터법'을 제안합니다."

지난해 8월 출범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연구소' 초대 소장을 맡은 김창록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연구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6간담회실에서는 정춘숙 의원실이 주최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연구소, 어떻게 가야하나'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김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연구소의 법적 토대 마련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발제를 맡았다. 또 다른 발제를 맡은 김득중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관 외에도 윤미향 정의기역연대 대표, 강성현 성공회대 교수, 이상희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 이나영 중앙대 교수 등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정통한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현재 연구소는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여가부의 위안부 관련 사업을 수주하는 1년 위탁사업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독립성' 문제는 여기서 나왔다. 당시 연구소 소장이었던 김 교수는 아무런 결정권을 갖지 못했다. 진흥원 본부장과 원장의 결재를 받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사업이 없었던 것이다. 결국 김 교수는 '독립성'과 '지속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임명 3개월 만에 사퇴했다.

김 교수는 이날 역시 연구소의 독립성 보장에 대해 강조했다. 김 교수는 "독립성을 가진다는 것은 인사권과 재정권 및 사업내용 결정권을 당해 기구가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독립법률을 제정해서 기구를 설립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구소를 법인으로 설립하고 지속적인 운영을 보장해야 한다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이라는 이름으로 근거법을 발의했지만,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 교수는 "독립 법률의 제정이 여의치 않으면 기존 법률에 근거해 조항을 신설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며 "그것도 아니면,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문화체육관광부 직제의 소속기관인 것처럼 '여성가족부 직제'에 기구를 설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연구소의 추진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산적한 과제들을 국가와 시민사회가 역할을 나눠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언급됐다.

윤미향 대표는 "처음 연구소가 출범할 당시 여가부 산하기관의 밑에 한 사업으로 들어가는 것에 대해 연구자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의 우려가 있었다"며 "연구소가 현재의 운영 방식을 계속할 것인지, 연구소 소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누구의 결재에 의해 사업을 운영할 것인지 등 보다 실질적인 문제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김 교수가 제안한 가칭 '여성인권과평화센터'라는 연구소 명칭에 대해서도 "연구소의 역할과 방향성과 기존 30년간 운영되어온 NGO 단체의 활동이 혼돈될 우려가 있다"며 "실천적인 부분을 시민사회에서 한다면 정부는 어떤 협력체계를 만들 것인가 더욱 고민하며 연구소 명칭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강성현 교수는 "2018년 9억3000만원이었던 연구소의 사업비는 올해 12억3000만원으로 증액됐다"며 "현재 연구소는 매년 갱신해야 하는 민간보조사업비와 간판만 존재한다. 부끄러운 '국립' 간판"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본래 목적과 연구소 위상 간의 심각한 부조화가 있었고, 연구소의 독자적인 예산 및 사업 집행권이 없어 독립성이 부재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국가와 시민사회라는 투 트랙을 전제로 연구소의 역할을 재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투데이/김소희 기자(ksh@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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