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빅맹 멤버 승리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에서 지난해 11월에 일어난 폭행사건의 CCTV가 공개된 가운데 29일 오후 클럽 버닝썬 앞의 모습. /사진=김휘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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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경찰이 강남 유명클럽 버닝썬과 아레나 직원의 손님 폭행 사건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됐다.
짧게는 4개월 전, 길게는 1년 넘게 지난 사건을 놓고 피의자를 구속할 만한 증거인멸이나 도주우려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뒤늦게 폭행 사건 피의자 신병처리에 나섰던 경찰이 법원 문턱을 못 넘으면서 클럽 내 폭행사건 초동대처 미흡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21일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1월24일 버닝썬 고객 김상교씨(28)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클럽 이사 장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장씨에게 폭행당한 김씨가 경찰에 신고하며 단순폭행 사건으로 시작한 이번 사건은 성매매와 마약, 경찰 유착 의혹까지 더해져 '게이트'로 커졌다.
또 다른 유명클럽 아레나에서 손님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용역경비원 윤모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됐다. 윤씨는 2017년 10월 아레나에서 손님을 폭행해 전치 5주짜리 상해를 입힌 혐의다. 두 사건 모두 피해자의 폭행신고에도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법원도 부실한 초동대응을 짚었다. 법원은 "(장씨가 김씨를 폭행한) 사건의 발단 경위와 피해자의 상해 발생 경위, 정도에 관한 다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윤씨에 대해서도 "윤씨가 범죄사실 중 일부를 부인하고 있고 직접적인 물적증거가 부족하다"고 기각사유를 들었다.
경찰의 뒤늦은 구속영장 신청도 기각사유다. 법원은 "장씨가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CCTV(폐쇄회로화면) 영상 등 관련 증거도 확보됐다"며 "현 단계에서 장씨를 구속할 사유와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씨에 대해서도 "관련자 주요진술 대부분이 범행시기와 상당한 간격이 있다"며 "우발적인 범행 성격과 당시 현장상황 등에 비춰 착오진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찰이 사건 초기 폭행혐의를 입증하려 했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길게는 사건발생 1년반 이후에야 들어온 구속영장을 무리해서 발부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부실수사 논란을 낳은 폭행 당사자가 구속을 피하면서 뒤늦은 진상규명에 나선 경찰 역시 '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는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무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며 부적절한 초동대응이 재부각된 셈이다.
한편 장씨·윤씨와 같은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을 받은 가수 정준영씨(30)와 버닝썬 전 직원 김모씨는 경찰에 구속됐다. 이들은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 촬영한 뒤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이영민 기자 lets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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