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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버닝썬 사태

“버닝썬·장자연·김학의 사건은 권력층 ‘강간 문화’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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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 집회…“검찰·경찰 공권력 유착이 핵심 문제”

“피해 신고해도 부실 수사로 범죄 방치…특검 실시해야”

경향신문

2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한국여성연합 등 여성단체 회원들이 ‘버닝썬 관련 공권력 유착 진상규명과 엄중처벌’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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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사건은 여성들이 왜 거리로 나서서 피해를 고발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 주고 있다.”

여성단체들이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을 놓고 사법체계 문제를 지적했다. 성범죄 등의 피해는 주로 여성이 받지만 이들을 보호해야 할 사법체계는 ‘유착 의혹’ 등만 일으키며 “오히려 범죄와 공동체가 되고 있다”고 했다. 여성단체들은 경찰 등 공권력의 유착이 핵심 문제라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한국여성민우회 등 24개 여성단체 소속 60여명은 2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 모여 ‘버닝썬 관련 공권력 유착 진상규명과 엄중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먼저 “클럽 버닝썬은 비즈니스를 위해 ‘성상납’을 자행하고, 약물 강간이 횡행하며, 불법촬영물이 버젓이 소비·유통되는 무법천지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법당국을 비판했다. 정미례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공동대표는 “버닝썬 개업 1년 동안 경찰에 접수된 신고는 112건이었지만 현행범 체포는 8건에 불과했다”며 “얼마 전에는 바지사장을 내세워 성매매 업소를 운영한 경찰이 붙잡힌 사건도 있었다. 경찰 역시 범죄 공동체의 일부”라고 했다.

이들은 ‘유착 의혹’이 곧 버닝썬 부실수사로 직결됐다고 말한다. ‘성관계 동영상 불법촬영·유포’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씨 수사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효린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한사성) 대표는 “경찰은 12일 입국한 정씨를 3일간 방치했다”며 입국 직후 긴급체포나 휴대폰 압수수색을 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정씨는 2016년과 지난해 두 차례 검경 수사를 받고도 무혐의 처분을 받아 풀려났다. 당시 수사에선 경찰이 휴대폰 증거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수사를 받고 있다.

효린 대표는 “검찰 역시 비상식적인 대처를 이어왔다”고 했다. 검찰도 지난해 정씨 수사 당시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2번 반려했다. 피해 여성들이 새롭게 나타나면서 사건 규모나 사안이 달라졌는데도 2016년 무혐의 처분을 기준으로 부실수사를 했다고 지적했다.

여성단체들은 여성의 몸을 성적 도구이자 권력의 거래 대상으로 이용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이 계속 반복된 일이라고 비판한다.

이들은 2009년 ‘장자연 리스트’, 2013년 김학의 전 차관의 성범죄 의혹 사건 등을 꼽았다. 이들은 이 같은 사건 발생을 막으려면 특별검사 등 검경과 다른 주체가 수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는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장자연, 김학의 사건 재조사는 지지부진하고 경찰의 버닝썬 수사도 ‘꼬리 자르기’가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세 사건을 하나로 묶은 특검에서 책임자를 처벌해야만, 권력층 성폭력 범죄와 이를 과시하는 강간 문화를 뿌리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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