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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트럼프 “대중 관세 당분간 유지”…관세철회 두고 美·中 신경전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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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각) 미·중 무역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대중(對中) 무역 관세를 상당 기간 유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무역 합의가 이뤄져도 실제 관세를 철회하기까지 미 행정부가 유예기간을 둘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관세 중 일부분만 철회하는 방안도 전해지고 있다. 앞으로 중국은 관세가 완전히 철회되는 시점을 두고 미국과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없애는 걸 논의하는 게 아니다. 미국의 관세를 상당 기간 유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중국과 합의를 도출할 경우 우리는 중국이 그 합의 내용을 실행하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중국은 특정 합의사항을 준수하는 데 있어 많은 문제점을 야기했다"라고도 덧붙이며 재차 중국이 무역 합의를 위반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조선일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미·중 대표단이 2019년 2월 21일 미 백악관에서 고위급 협상을 하고 있다. /USTR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 방침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나 부분 해제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매긴 10% 관세만 무역 합의에 따라 일부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총 2500억달러어치 중국 상품에 관세를 부과해왔는데, 이 중 지난해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5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부과한 25% 고관세는 무역 합의 후에도 유지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미국 협상단이 대중 고율 관세를 두 종류로 나눠 생각한 이유는 500억달러에 달하는 25% 관세는 미국이 중국에 물린 ‘징벌적 관세’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에 기술이전 강요·지식재산권 침해 책임을 물어 5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고관세를 부과했다. 나머지 20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매긴 관세는 중국도 미국에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의 재(再)보복 차원이었다. 현재까지 중국은 총 1100억달러어치 미국 제품에 관세를 매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음 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무역협상 일정을 확인했다. 그는 "협상은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우리 협상팀 책임자들이 이번 주말 추가 협상을 하기 위해 그곳(중국)에 간다"고 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오는 25일 베이징을 방문해 류허 중국 부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후속 무역협상은 ‘90일 휴전’으로 알려진 미·중 무역협상의 마감 시한인 이달 1일 이후 첫 대면 접촉이다. 그 다음 주에는 류허 중국 부총리가 미국으로 가 워싱턴에서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무역협상은 미국이 대중 관세를 언제 완전히 철회할지를 두고 미·중간 신경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무역 회담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관리들은 미국이 관세를 전면 철폐해야 한다고 압박해 왔다"며 "이런 입장(관세 철폐 보류)은 다음 주에 재개될 미·중 무역 회담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이다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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