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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모시는' 트럼프와 남편의 싸움···콘웨이 고문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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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에 남은 유일 초기 멤버 콘웨이 백악관 상임 고문

남편은 "트럼프는 인격장애", 트럼프는 "그는 패배자" 반격

콘웨이, "정신병자라 하면 가만히 있겠는가", 트럼프 손 들어

당신이라면 '모시는' 대통령과 '같이 사는' 남편이 격렬하게 싸움이 붙었다면 누구 편을 들겠나.

2017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때 부터 백악관에 들어와 트럼프 곁을 떠나지 않은 '현직 고위직'은 가족(이방카, 쿠슈너)을 제외하면 캘리앤 콘웨이 백악관 상임고문이 유일하다. 트럼프의 심기 경호는 물론 언론 담당을 도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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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가운데)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흑인학생이 다수인 대학(HBCU)의 지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켈리앤 콘웨이 선임고문(왼쪽 아래)은 이 자리에서 신발을 신은 채 소파에 올라 스마트폰으로 사진 촬영을 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보여 구설에 올랐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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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콘웨이가 곤혹스런 처지에 놓이게 된 건 지난 주말 남편 조지 콘웨이의 트윗이 결정적이었다.

워싱턴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는 조지는 트럼프가 지난 주말 수십 건의 트윗을 전방위로 날린 것을 지적하며 "모든 미국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 건강을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아예 미국정신과협회가 펴내는 '장애진단편람'에서 '자기애성 인격장애'와 '반 사회적 인격장애'를 설명한 부분을 캡처해 트위터에 올렸다. 조지는 지금까지 여러차례에 걸쳐 트럼프의 행보를 문제삼으며 아내(캘리앤)와는 다른 정치적 입장을 내비쳐 왔다.

그동안 캘리앤을 배려해서인지 가급적 조지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던 트럼프도 이번에는 가만있지 않았다.

트럼프는 20일(현지시간) 오전 트위터에서 "그를 아는 이들로부터 '미스터 캘리앤 콘웨이'로 종종 불리는 조지 콘웨이는 아내의 성공을 매우 시기하고 있으며, 그가 그토록 절실하게 원했던 자리를 (내가) 그에게 주지 않은 데 화가 나 있다. 나는 그를 잘 모르고 그저 한번 봤을 뿐이다. (조지는) 패배자(Loser)이자 최악의 남편"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조지가 원하던 법무부 고위직을 얻지 못하고, 여기에 아내인 콘웨이가 승승장구하자 시기한 나머지 자신을 공격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러자 또 다시 조지는 이날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 응하며 "트럼프가 나를 '철저한 패배자'라고 한 말이 바로 내가 하고자 했던 말(인격장애자)의 완벽한 사례"라고 쏘아부쳤다. 또 법무부 고위직 관련 발언에 대해선 "트럼프가 법무부 지도부를 공격하고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시키는 걸 지켜보고 내가 스스로 (제안을) 거절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지는 원래 공화당원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가 틀어진 후인 지난해부터는 무소속을 선언한 상태다. 그는 또 "아내를 시기하고 있다"는 트럼프의 주장에 대해선 "난 그녀를 자랑스러워하고 있으며 (트럼프의) 명백한 흠결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트럼프 대통령을 당선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남편의 가시돋친 입씨름에 콘웨이는 이날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결국 대통령 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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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선임고문인 캘리앤 콘웨이와 그의 남편 조지 콘웨이(오른쪽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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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웨이는 "그(트럼프 대통령)는 나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남편의 발언을) 그냥 놔둬왔다. 하지만 의료계 종사자도 아닌 사람이 (트럼프를 향해) 정신병이 있다고 하면 대응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 그냥 듣고 가만 있어야 하겠느냐"며 트럼프를 거들었다. 그는 "어제 조지(남편)는 대통령에 대한 트윗을 하며 하루를 보냈지만 난 1시간 짜리 언론 브리핑을 두 건을 소화하고, 정부 부처 직원과 대통령과 영부인, 각료들에게 약물남용 대책에 대한 브리핑을 주도했다. 그게 내가 하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건과 관련해 뭐라고 했느냐"는 질문에는 "트럼프는 지나가면서(in passing) 그 이야기를 했지만, 그게 나와 트럼프의 주된 대화 토픽이 아니다"라며 "언론이야말로 그런 것에 초점을 맞추고 싶어한다"고 일축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남편(조지)을 비난하는 트윗을 그만 두길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언급을 피했다.

WP는 소식통을 인용, "대통령과 남편의 다툼이 (콘웨이) 부부의 결혼생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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