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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트럼프, 北 관련 조언에 귀 막았다…핵협상 가능성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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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관한 참모진의 조언을 무시하고 대북 협상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대북제재 완화 또는 해제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여전히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현지 시각) 미국 주간지 타임은 관련 상황에 정통한 미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에서의 협상 실패 이후 미국 최고 정보기관과 외교정책 자문위원들의 경고를 일축하고, 협상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어 한미 당국자 4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뉴욕 유엔 대표부를 통해 대북 대화 채널을 다시 구축하려던 비건 특별대표의 노력에 제동을 걸었다고 전했다. 앞서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14일 뉴욕을 방문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과 한국, 일본 대사 등과 만나 2차 미·북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대북 제재 등을 논의했다. 국무부는 이 사안에 관한 논평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27일 오후 2차 미·북 정상회담장인 하노이 소피텔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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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복수의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미 중앙정보국(CIA)와 국무부, 국방부의 조언을 계속 무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핵협상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는 여전히 김정은과의 핵협상 카드로 ‘대북 경제제재 해제’를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리는 김정은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미국 여러 기관의 결론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려고 했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은 친구’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다른 미 행정부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핵 프로그램보다 경제개발에 애착을 가졌다며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대북 협상의 주도권을 고집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런 그의 행동은 미 관리들 뿐만 아니라 관련 카운터파트(상대)인 한국과 일본에도 혼란을 주고 있다고 관리들은 지적했다.

아울러 한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약속의 대가로 북한 경제 제재 일부나 전부를 해제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조치가 한국과 일본, 동북아시아 주둔 미군을 위협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 관리는 이어 일본에서는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비핵화 보상으로 제재를 완화·해제하는 내용의 협상 타결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촉구할 수 있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지지도가 저조한 문 대통령이 북한과의 경제·정치적 관계 개선에 열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미 주요 한미연합훈련이 중단된 상황에서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을 떨어뜨리는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일부 미 정보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협상에 몰두해 북한의 사이버 공격 위험성을 무시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고 타임은 전했다.

이런 우려들에 관한 논평 요청에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국가안보·정보팀을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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