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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영남·충청 모텔 투숙객 1600여명 `몰카` 당해…인터넷 생중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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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모텔 투숙객 1천600여명 `몰카` 찍혔다…인터넷에 생중계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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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업소 객실에 초소형 카메라를 몰래 설치해 투숙객들의 사생활을 촬영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중계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모텔 등 숙박업소에 이처럼 무선 IP카메라를 설치해 혼자 투숙객을 엿보다 검거된 사례는 전에도 있었으나 촬영물을 사이트로 송출해 실시간 생중계한 경우는 처음이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박모(50)·김모(48)씨를 구속하고, 범행을 도운 임모(26)·최모(4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박씨 등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올 3월 3일까지 영남·충청권 10개 도시의 30개 숙박업소 42개 객실에 무선 인터넷 프로토콜(IP) 카메라를 설치해 투숙객 1600여명의 사생활을 촬영하고 이를 자신들이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생중계한 혐의를 받는다.

주범 박씨와 김씨는 작년 6월부터 숙박업소 객실 내 TV 셋톱박스, 콘센트, 헤어드라이어 거치대 등 내부에 카메라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이 카메라는 무선인터넷을 이용해 영상을 전송하는 기능을 갖춘 렌즈 크기 1㎜에 불과한 초소형 제품이었다.

이어 11월24일부터는 외국에 서버를 둔 사이트를 만들어 투숙객들의 영상을 실시간 중계하거나 영상물 일부는 녹화 편집본을 만들어 제공하기도 했다. 사이트 회원은 4099명, 이 중 유료회원은 97명으로 파악됐다.

박씨 등은 작년 11월부터 올 3월까지 불법촬영 영상물 803건을 제공하고 유료회원들로부터 700여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 12월 초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3개월 수사 끝에 피의자들을 검거하고, 피해 모텔에 설치된 카메라를 모두 철거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무선 IP카메라를 효율적으로 탐지할 수 있는 기법도 개발했다. 카메라가 통신할 때 발생하는 고유 기기번호와 신호 세기를 결합하는 방식이라 카메라 가까이에서만 적발하는 것이 아니라 수m 떨어진 곳에서도 탐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경찰 관계자는 "숙박업소 측에서는 객실 내 셋톱박스와 콘센트, 헤어드라이어 거치대, 스피커 등에 틈새나 작은 구멍이 뚫린 곳, 불필요한 전원 플러그가 꽂힌 곳 등이 있는지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며 "이용자는 객실 불을 끄고 스마트폰 불빛을 켜 렌즈가 반사되는 곳이 있는지 살피면 카메라 설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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