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황사-미세먼지에 지친 몸, 천연식물로 다스린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동아일보

날씨가 따듯해지면서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요즘, 황사와 미세먼지의 기승에 국민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황사나 미세먼지는 기도를 자극해 기침, 가래, 염증 등 호흡기질환의 원인이 된다. 특히 심장질환자, 영유아, 청소년, 노인, 임신부 등은 황사나 미세먼지 노출로 인한 위험성이 일반인보다 높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아이비엽-황련 복합추출물, 호흡기 질환에 효과

대기환경이 악화되면서 호흡기 질환에 ‘약’이 되는 두 가지 식물이 주목받고 있다. 하나는 서양의 오래된 건물 담장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아이비(Ivy)’다. ‘담쟁이덩굴’이라 불리는 아이비는 유럽, 북아프리카에 주로 분포하는 식물이다. 아이비의 잎을 건조한 ‘아이비엽(Ivy leaf)’은 고대부터 가래를 묽게 해 밖으로 배출시키는 거담제로 사용됐으며, 오늘날에도 호흡기 관련 의약품의 원료로 널리 쓰이고 있다. 또 하나는 ‘황련(黃連)’이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지에서 재배되는 황련은 대중에게 비교적 생소한 식물로 노란빛의 뿌리줄기를 말려 약재로 활용한다. 항산화·항균·항염 효능이 있으며 기관지에 작용해 가래를 녹이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비엽과 황련이 합쳐지면 호흡기 질환에 더욱 탁월한 효과를 낸다. 지난해 2월에는 아이비엽과 황련의 복합추출물이 황사로 인한 폐 염증을 억제한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대기 환경 악화로 인한 알레르기성 염증 개선에 도움

OECD가 발표한 ‘2018 건강 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호흡기 질환 사망률은 2011년 10만 명당 68.9명에서 2015년 76.2명으로 4년 사이 10만 명당 7.3명이 증가했다. 갈수록 나빠지는 대기 환경이 호흡기 질환 사망률을 높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2월 안국약품과 중앙대 의대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신종욱 교수, 약대 이지윤 교수팀은 아이비엽·황련 복합추출물이 황사로 인한 폐 염증 반응을 개선시킨다는 내용의 논문을 약학회지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호흡기 질환인 ‘알레르기 천식’을 유도한 쥐를 황사에 노출시켰다. 그 결과 폐의 염증 정도를 나타내는 특이기도저항(sRaw)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아이비엽·황련 복합추출물을 투여한 쥐는 기존 황사 노출군보다 특이기도저항이 낮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아이비엽·황련의 복합추출물이 황사로 인한 폐 염증을 개선한 것”이라며 “이는 소염제인 덱사메타손과 유사한 효과”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아이비엽·황련 복합추출물이 황사로 인해 높아진 쥐의 혈중 ‘면역글로불린E(lgE)’의 농도를 감소시킨 사실도 확인했다. 면역글로불린E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이 체내에 유입될 때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항체다. 연구진은 “아이비엽·황련 복합추출물이 황사로 인한 알레르기 반응을 감소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국약품과 중앙대 의대 연구진은 황사와 더불어 최근 공기 질을 심각하게 악화시키고 있는 미세먼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황사와 마찬가지로 미세먼지에도 해당 추출물이 효과를 보일지 주목된다.

소아부터 노인까지…임상시험서 효과 입증

아이비엽·황련 복합추출물의 뛰어난 효과는 천연물 진해거담제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두 천연물의 조합이 진해·거담·항염·항히스타민·기관지수축억제 등에서 최적의 시너지를 내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후 각종 비임상시험과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고 2011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전문의약품’ 허가를 받았다. 같은 해 10월 국내 제약사가 출시한 아이비엽·황련 복합추출물 의약품은 기침, 가래 증상을 해소하기 위한 진해거담제로 현재 널리 처방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진해거담제 시럽의 처방액은 1156억 원이며, 이 가운데 아이비엽·황련 복합추출물 의약품이 319억 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