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버닝썬' 내부에서 조직적으로 마약을 유통한 혐의를 받는 이문호 버닝썬 대표가 1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
마약 투약 의혹을 받는 이문호 버닝썬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경찰의 '버닝썬 게이트' 수사에 제동이 걸렸다. 각종 버닝썬 의혹에 대한 경영진 개입을 집중 규명하려던 경찰 수사가 비교적 진행이 빨랐던 마약 수사마저 제동이 걸려며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19일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마약을 투약하고 조직적으로 유통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를 받는 이문호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마약류 투약·소지 등 범죄 혐의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현재까지 증거자료 수집 및 혐의의 소명 정도, 관련자의 신병 확보 및 접촉 차단 여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마약류 관련 범죄 전력, 유흥업소와 경찰 유착 의혹 사건과의 관련성 등에 비춰볼 때 현 단계에서 이 대표를 구속할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마약 투약부터 혐의를 입증할만한 증거자료 등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라는 의미로 읽힌다. 특히 법원이 '경찰 유착의혹 사건과 관련성'을 언급하면서도 구속영장을 기각한 점을 미뤄볼 때 경찰 유착의혹 수사도 현재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경찰은 지난달 버닝썬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고 강남경찰서의 유착의혹이 나오자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를 투입해 각종 의혹 규명에 나섰다.
경찰이 수사 중인 버닝썬을 둘러싼 의혹은 △클럽 내 마약 유통 및 투약 △관할 경찰과의 유착 △경영진 승리(29·본명 이승현)의 성매매 △이씨와 가수 정준영씨(30)가 속한 단체대화방에서의 불법 촬영물(몰카) 유포 등이다.
경찰은 최근 버닝썬을 포함한 강남 일대 마약 혐의로 40명을 입건해 이 가운데 버닝썬 MD(머천다이저·상품기획자) 3명을 구속하는 등 성과를 냈다.
이 대표에 대해선 마약 투약과 유통혐의를 적용한 점을 고려하면 구속영장 발부 시 클럽 내 마약유통에 버닝썬 경영진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일정 부분 밝혔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으로 그나마 속도를 내는 듯했던 경영진의 마약 투약 및 유통 수사마저 제동이 걸렸다. 단순 투약보다는 유통에 수사초점을 맞춰온 만큼 버닝썬에서 VIP 고객에 마약을 유통한 의혹을 받는 중국인 MD '애나'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애나는 이날 경찰에 재소환돼 7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애나가 마약을 투약하고 판매하는데 클럽 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가담했는지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조사결과를 검토하고 애나의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문호 대표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기각사유를 분석해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해진 기자 hjl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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