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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버닝썬 사태

‘버닝썬 첫 폭로’ 김상교 경찰 출석…경찰ㆍ클럽 폭행 여부 확인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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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버닝썬 게이트 신고자인 김상교 씨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피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사이버수사대로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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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버닝썬 게이트’의 문을 연 김상교(28)씨가 경찰에 출석했다. 김씨는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의 폭행 피해를 신고하고, 클럽 내 성추행ㆍ마약ㆍ경찰 유착 등의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인물이다.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김씨는 정장 차림에 짙은 남색 코트를 입고 서울지방경찰청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포토라인 앞에서 여유 있는 미소를 보이는 등 비교적 긴장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김씨는 이날 서울청 광역수사대에 명예훼손 피의자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버닝썬 장모 이사와 당시 출동했던 역삼지구대 경찰관 2명에게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바 있다. 김씨가 자신의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 ‘버닝썬에서 클럽 직원들에게 폭행당해 경찰에 신고했으나 출동한 경찰이 클럽측은 조사하지 않고 오히려 나를 폭행했다’는 글을 반복적으로 올렸다는 이유다.

김씨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여전히 (해당 글을 올렸을 때의) 입장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당시 폭행 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역삼지구대도 클럽과 유착이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포함된다. 김씨는 ‘역삼지구대 경찰도 유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인 상황을 봤을 때 의혹을 가질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국가가 막고 있다’는 표현을 쓴 데 대해 “공권력이 막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폭행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씨는 “폭행 피해자였고 국가 공공기관의 보호를 받기 위해 112에 신고했고 도움을 받으려 했는데 단순하게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저 말고 유사한 피해자가 많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것을 알리려 하는 사람들이 못 알리는 상황에 대해서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사태가 커져서 국민 여러분이 어두운 사회의 단면도 알게 되고 저 역시 그 부분을 계속 언급하고 보여주는 게 굉장히 힘들었다”며 “다른 피해자가 안 생기면 좋겠고 그거면 충분하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과거 올린 글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당시의 사실 관계에 대해 조사받을 예정이다. 먼저 버닝썬 장모 이사가 김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건을 살펴보면, 현재 “클럽에서 여성이 성추행 당하는 것을 보고 이를 말리려다 폭행당했다”라는 김씨측 입장과 “김씨가 먼저 다른 손님들과 싸워서 이를 말린 것”이라는 장 이사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있다. 이에 김씨 측은 당시 클럽에 있었던 제보자 등을 통해 여러 정황 증거들을 확보한 상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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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투여, 성범죄 의혹을 받는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과 유착 의혹을 받는 서울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의 압수수색을 마친 경찰이 관련 물품을 들고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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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지구대 경찰관 2명이 김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건 역시 양측의 주장이 맞서며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관 측은 “김씨가 경찰관들과 출동한 119 구급대원에게 욕설을 하고 난동을 피웠다”는 취지로 김씨를 고소했다. 김씨는 “경찰에게 폭행당했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경찰의 주장과 달리, 당시 출동한 119 구급일지에는 김씨가 욕설을 하고 난동을 피웠다는 내용이 없었음이 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사실 공방도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여성 2명이 ‘김씨에게 성추행당했다’며 김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고 김씨는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지난달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 중 1명이 현재 버닝썬 내 마약 공급책으로 알려진 20대 중국인 여성 ‘애나’임이 드러나며 논란이 됐다. 경찰은 이날 애나도 재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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