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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뉴질랜드 참사 불똥 튈까…백악관 “트럼프, 백인우월주의자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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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총격 사건으로 백인우월주의자를 향한 비난이 거센 가운데, 미국 백악관은 종종 인종차별주의적 언행으로 비판을 받아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번 사태의 불똥이 튈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17일(현지 시각) ‘폭스뉴스 선데이’ 인터뷰 진행자가 ‘트럼프 대통령은 왜 반(反)무슬림이나 백인우월주의를 비판하는 연설을 하지 않나’라고 묻자 "여러분은 트럼프 대통령이 종교적 자유와 개인의 자유를 옹호하는 걸 봤다. 대통령은 백인우월주의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멀베이니 대행은 "우리가 몇 번이나 이 말을 반복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사건이 해외나 국내에서 발생할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건 모든 것을 정치화하는 것이고 그것은 우리의 정치 제도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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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3월 15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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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뉴질랜드 총기 난사 사건의 본질이 흐려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멀베이니 대행은 "뉴질랜드에서 일어난 일은 있는 그대로 끔찍한 악마가 저지른 비극적 행동으로 받아들이라"며 "그리고 왜 그런 일이 세계에 널리 퍼지고 있는지 알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이유가 도널드 트럼프라고? 그건 절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멀베이니 대행은 "우리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옹호하고 나선 건 뉴질랜드 총기범이 범행에 앞서 공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백인의 정체성을 새롭게 한 상징’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인 브렌턴 태런트는 ‘백인 민족주의 영웅들’이 동기를 부여했다고도 했다. 그는 법정에서 손가락으로 백인우월주의를 상징하는 표시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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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15일 발생한 뉴질랜드 총기 난사 사건 용의자가 법원에 출석해 백인우월주의자의 표식으로 알려진 ‘오케이(OK)’ 모양 손동작을 하고 있다. /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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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주의적 언행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2017년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 집회에서 유혈 사태가 벌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을 감싸는 발언으로 큰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에 백악관은 이번 뉴질랜드 총기 난사 사건의 불똥을 경계하고 있다. 멀베이니 대행은 이날 CBS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반무슬림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그는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번 뉴질랜드 참사를 ‘괴물같은 테러’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사건이 백인우월주의자의 문제를 보여주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 이것은 아주 심각한 문제가 있는 소수의 사람이 벌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우월주의자를 옹호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키어스틴 질리브랜드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포용해 그들을 대담하게 만든다"며 "인종차별주의적 테러리스트를 규탄하지 않고 보호한다. 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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