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한 EU 내부 문서에 따르면 영국은 브렉시트 시점을 최소 3개월 이상 늦춰야 할 경우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 브렉시트가 계속 늦춰지면 영국이 회원국 지위를 유지하는 상태가 지속되는 만큼 영국을 대표하는 유럽의원을 뽑지 않으면 EU가 법적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 때문이다.
유럽의회는 5월 23~26일 선거를 통해 차기 유럽의회 의원을 선출한다. 새 유럽의회는 7월 2일 개원한다. 유럽의회는 EU의 입법부이자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를 이끄는 집행위원장을 선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영국의 유럽의회 선거 참여 여부는 영국 의회가 지난 14일 브렉시트를 최소 3개월 미루면서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영국 하원은 14일 EU와 영국 정부의 합의안을 20일까지 승인하는 조건으로 브렉시트를 6월 30일까지 미루고, 만약 이 합의안도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EU 탈퇴 시점을 더 늦출 수 있다는 방안을 확정했다.
전문가와 외신들은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할지를 놓고 영국과 EU 간 법적 대립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영국은 유럽의회 선거에 관심이 없지만 EU는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영국은 아무리 늦어도 유럽의회 선거 시작 전에 EU를 탈퇴할 필요가 있다"며 "더 늦어질 경우 영국은 유럽의회 선거에 회원국 자격으로 참여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발생한다"고 강조해왔다.
영국 의회는 20일 EU와 테리사 메이 영국 정부의 합의안을 두고 또다시 승인투표를 한다.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1~22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일정을 3개월 연기해 달라고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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