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전직 관료들은 14일 미국의소리(VOA)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단계적 비핵화 방식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이유로 일괄적 비핵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그런 방식은 오히려 비핵화 과정이 실패로 끝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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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강경 매파'로 분류됐던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물론 '온건 협상파'로 알려졌던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까지 "미국은 점진적 비핵화를 원하지 않는다"고 언급,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 전직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 비건 대표 등 미국 정부 현 주요인사들이 볼턴 보좌관의 말을 듣고 기존에 고려하던 단계적 비핵화를 버리고 일괄타결식 비핵화만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북한과의 핵 협상을 매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대통령을 위해 일하는 직책에 있는 비건 대표가 대통령의 말을 따르는 것은 당연하지만 최근 그의 발언은 지난 1월 스탠포드대학 연설을 통해 언급했던 단계적 비핵화 방침과 달라 다소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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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전 차관보는 이어 "그런 방식은 오히려 비핵화 과정을 실패로 끝나게 만들 것"이라며 "미국이 단계적 비핵화 협상에 나설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상황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힐 전 차관보는 그러면서 "북한에 비밀 핵시설이 존재한다지만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북미가) 대화의 동력을 이어갈 수 있었는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일부 제재 완화 조치를 담은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은 미국으로서는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향후 북미 대화 전망을 좀 더 어둡게 바라보는 목소리도 있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돼 당분간 미·북 대화가 재개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이어 "북한은 '일부 비핵화 조치와 제재 해제를 맞바꾸자'는 합의가 결렬된 것에 대해 불쾌해 하는 만큼, 앞으로 몇 주에서 몇 개월 내에 두 나라가 만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전직 관료들은 "앞으로 북미 간 대화를 이어가려면 우선 트럼프 행정부가 비핵화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 매우 짧은 기간 안에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려는 입장을 놓고 트럼프 행정부 내 의견이 나뉘어져 있는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이나 비건 대표가 볼턴 보좌관의 말을 듣고 입장을 바꾼 만큼, 앞으로도 미국의 입장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에 도착했을 때 미국의 신호가 바뀐 것 같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과 동맹의 안보를 위한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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